이재용 부회장 "2015년 9월 12일 독대 없었다"
[더팩트 | 서울고등법원=서재근 기자]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적 없다. 이것 조차 기억 못한다면 치매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고인 신문 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진행된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결심 재판에서 특검 측이 주장한 '청와대 안가 독대'와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 17차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양측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재판 시작과 함께 증언대에 앉은 이 부회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장 차림에 안경을 착용한 채 특검 측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갔지만, 최근 특검에서 새로 주장한 '0차 독대'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작심한듯 당시 정황과 경험 등 구체적인 근거를 차례로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특검은 '삼성의 승마지원을 제3자 뇌물죄로도 볼 수 있다'는 특검의 새 주장의 근거가 바로 '0차 독대'다. 특검은 1심 때부터 시종일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사전에 공모한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9월 15일 독대 때 이 부회장에게 승마 및 재단 출연금 지원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16차 재판 당시 같은 해 9월 12일 청와대 안가서 한 번의 독대가 더 있었고, 이 부회장이 먼저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관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했다는 쪽으로 주장을 달리하며, 삼성의 승마지원과 관련한 삼성의 승마지원 부분에 단순뇌물죄에서 제3자 뇌물죄를 추가했다.
이 부회장은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피고인(이 부회장)으로부터 연락처가 기재된 명함을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전 비서관이 왜 그렇게 진술하고, 착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단 두번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비서관의 경우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미국과 중국 등에서 만난 것이 전부로 당시에는 만난 적도 없다"며 "제가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치매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1차 독대가 있었던 2014년 9월 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당시 경험에 관해서는 1심 때와 달리 중간마다 손짓까지 써가며 적극적으로 진술했다. 그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운을 떼며 "1차 독대 당시 안 전 비서관이 혁신센터 부스를 돌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잠시 뵙자고 한다'며 저를 안내했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안 전 비서관에게 '대통령을 모신지 오래됐냐'고 묻자 그가 '대구가 연이 됐다'며 비서관에 오르게 된 경위를 설명한 기억이 뚜렷하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만일 3일 전인 같은해 9월 12일 안 전 비서관을 청와대 안가에서 만났다면 혁신센터에서 나눈 인사 내용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특검 조사때부터 모두 사실만을 얘기했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과 만남인데 독대와 관련해 무슨 자료가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독대 횟수를 속이거나 허위로 진술할리 있겠느냐. 이미 3번의 독대 사실을 인정했는데 9월 12일 독대가 있었다면 굳이 그 한 번을 얘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