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자발적 개혁 추진 "내부거래 근절·지배구조 투명성 위해"

태광그룹은 26일 그룹 계열사인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태광그룹이 대규모 지배구조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태광그룹은 친족 소유의 계열사를 합병하는 등 단계적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있으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1000억 원대의 개인 지분을 무상으로 증여하는 등 이번 개혁 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자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의 근원적 해결 등 새 기업문화를 만들 예정이다.

태광그룹은 26일 그룹 계열사인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이 전 회장은 티시스가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짐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1000억 원 상당의 '티시스(사업부문)' 지분 전체를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해당 지분은 내년 상반기 중 법적 검토를 거쳐 증여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내년 중 이 전 회장의 무상 증여 등 후속조치가 완료되면, 이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티시스 등 계열사를 둘러싼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이 모두 해소된다. 공정위의 자발적 개혁 요구를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4월 1일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번 개선작업은 지배구조 개혁에 관한 그간의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계열사 간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2년여에 걸쳐 총 4단계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1단계는 지난해 12월 '세광패션' 매각, 2단계는 올해 7월 '메르벵'과 '에스티임'의 증여와 매각이었으며, 이번 합병은 3단계에 해당한다. 4단계는 이 전 회장이 증여할 계획인 약 1000억 원 상당 지분에 대한 법적 검토가 끝나는 내년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혁 작업이 완료되면 전체 계열사 수가 26개에서 22개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는 '세광패션', '메르벵', '에스티임', '동림건설', '서한물산', '티시스', '한국도서보급' 등 7개에서 '한국도서보급' 단 1개로 줄어든다. 태광그룹 측은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한 내부거래 가능성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이 전 회장 측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지난 7월 본인과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던 55억 원 상당의 와인 유통업체 '메르벵' 지분 전체를 '태광관광개발'에 무상 증여했다. 디자인 업체 '에스티임'도 '티시스'에 매각했고 염색업체인 '세광패션' 지분은 지난해 12월 업무 연관성을 고려해 '태광산업'에 매각했다.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의 단순화와 함께 업무 전문성도 고려됐다.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회사)'는 지분구조가 비슷해서 계열사 줄이기의 효과가 있고, '쇼핑엔티'는 업무 연관성이 높은 '한국도서보급'의 온라인 유통사업, '티시스'의 물류사업 등과 협력으로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내년 4월에 3개 사가 합병되고 이 전 회장의 무상 증여가 결정되면 출자구조에 대한 개선작업은 완료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번 개혁 작업을 마치면 지배구조가 단순·투명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태광그룹은 이와 같은 출자구조의 개혁에 그치지 않고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 윤리경영시스템의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여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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