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ICT로 멧돼지 퇴치" 5G 마을 '평창 의야지' 가보니

평창동계올림픽 통신 부문 공식 후원사인 KT는 20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평창 5G 빌리지 개소식을 열고 멧돼지 퇴치 솔루션 등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를 적용한 서비스를 공개했다. /평창=이성락 기자

평창 의야지마을, 5G 빌리지로 변신

[더팩트ㅣ평창=이성락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 2리 의야지마을. 이곳의 골칫거리는 농작물을 훼손하고 주민을 위협하는 멧돼지다. 하지만 앞으로 멧돼지 걱정을 조금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T의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이 의야지마을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20일, 의야지마을에 도착하자 세찬 겨울바람이 방문객을 먼저 반겼다. 의야지마을은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 위치해 바람이 많이 부는 장소로 유명하다. 그래서 '의야지바람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주변은 온통 눈 덮인 산. 앞에는 외관이 세련된 카페가 눈에 띈다. 카페에는 '5G 빌리지'라고 쓰여 있다.

의야지마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평창올림픽) 통신 부문 공식 후원사인 KT가 세계 최초 5G 네트워크를 적용한 장소다. 의야지마을에 새롭게 붙여진 이름은 '평창 5G 빌리지'. KT는 '평창 5G 빌리지'를 통해 내년 2월 평창을 찾은 세계인들에게 5G 네트워크의 빠른 속도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5G 등 첨단 ICT가 산골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꽃밭양지카페 방문객이 터치 게임을 즐기고 있다. /평창=이성락 기자

이날 KT가 선보인 서비스 중 가장 주목받은 건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 ICT 솔루션이다. 그동안 의야지마을 주민 입장에서는 세찬 겨울바람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농작물을 훼손하는 멧돼지였다. KT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PTZ(PanTiltZomm)카메라, 레이더, 퇴치기 등으로 구성된 ICT를 멧돼지가 주로 출몰하는 2곳에 설치했다.

피사체를 따라가는 카메라와 레이저 등으로 멧돼지를 확인한 후 퇴치기에서 빛(1단계)과 소리, 기피제(2단계)가 전달돼 멧돼지를 쫓아내는 방식이다. KT는 의야지마을에 구축한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이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등 재산피해 감소는 물론 안전사고 방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 적용된 KT의 ICT 기술은 멧돼지 퇴치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평창 5G 빌리지' 중심에 조성된 '꽃밭양지카페'에는 5G 네트워크와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홀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 안내, 특산품 판매, 드론 체험 등이 이뤄진다. KT는 올림픽 기간 '평창 5G 빌리지' 내 '꽃밭양지카페'를 찾는 외국인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꽃밭양지카페에서는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의야지마을과 하늘목장 등 대관령면 명소를 소개받을 수 있다. /평창=이성락 기자

'꽃밭양지카페' 곳곳을 둘러봤다. 우선 1층에서는 네트워크 기반의 AR 기술을 활용해 의야지마을과 삼양목장, 하늘목장, 알펜시아 등 대관령면 7개 명소에 대한 소개를 받을 수 있다. 터치 게임 공간도 마련됐다. 게임을 모두 완료한 방문객에게는 무료 커피와 목장 할인권, 특산물 할인권 등이 제공된다.

2층으로 올라가면 5G 네트워크에 기반한 서비스인 '5G AR 마켓'이 기다리고 있다. 이 마켓은 실제 거리를 다니며 물건을 선택할 수 있는 미래형 쇼핑 플랫폼이다. 360도 영상으로 실제 전통시장을 구경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연출해 지역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소개한다. 현장에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KT 관계자가 5G AR 마켓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창=이성락 기자

디오라마를 활용해 평창과 강릉 경기장 일대에 적용된 5G 서비스와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스아레나,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을 모형으로 구현한 후 각각의 포인트에서 5G를 통해 초고속 대용량으로 전송되는 영상을 감상하도록 했다. 또 스마트패드로 '마법의 문(매직게이트)'을 만들어 디오라마 위로 눈을 내리게 하는 등 가상과 현실이 뒤섞인 체험을 제공한다.

'꽃밭양지카페' 주변으로는 방문객과 마을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다수 설치했다. 카페 앞쪽에는 전기차와 충전시설을 갖춰 방문객이 전기차로 삼양목장, 하늘목장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카페 왼편에는 방문객이 사진을 찍는 등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스마트 힐링체어와 가로등을 설치했다.

카페 뒤쪽에 위치한 정보화 교육장에는 마을 주민을 위한 스마트 캐비닛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설치했다. 스마트 캐비닛은 물품보관, 택배전달 등의 용도로 활용된다. 60인치 TV, 화상카메라, 마이크 등으로 구성된 화상회의 시스템은 마을 주민을 위한 온라인 교육에 주로 쓰일 예정이다.

평창 5G 빌리지 개소식에 참석한 황창규 KT 회장(왼쪽에서 4번째)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평창=이성락 기자

KT는 '평창 5G 빌리지'를 공개하는 동시에 이날 개소식을 진행했다. 개소식 행사에는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해 최문순 강원도지사,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개소식 이후 '꽃밭양지카페' 안에 마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했다.

황창규 회장은 "5G 기술 시연 수준이 이전보다 더 발전했다"며 "(KT가 평창올림픽에서 선보일 5G 기술로) 전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범 위원장은 "삼성에서 반도체 신화를 일군 황창규 회장이 KT에서는 유비쿼터스 신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평창 5G 빌리지'는 KT가 2014년부터 추진 중인 '기가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기가 스토리는 KT그룹이 보유한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가치를 실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의야지마을은 임자도, 대성동마을(DMZ), 백령도, 청학동, 교동도에 이어 국내 6번째 기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