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연말연시 겨냥 스마트폰, 특징은 확 비싸거나 아예 싸거나

연말연시 성수기를 맞아 중저가폰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연말연시는 스마트폰 시장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연말연시 수요를 노리는 제조사의 움직임도 바빠진다. 우선 최근 출시되거나 출시 예정인 제품을 살펴보자. 특징이 하나 발견된다. 가격 양극화 심화다. 비싸거나 공짜폰에 가까운 제품이 이번 연말연시 스마트폰 시장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 좀 더 싸게…가성비 앞세운 한·중 스마트폰 우르르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 중국 제조사의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이동통신사, 알뜰폰 업체, 유통 업체와 각각 손잡고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이다. 경쟁력은 중국 제품인 만큼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다.

가장 먼저 국내에 진입한 제조사는 글로벌 3위 화웨이다. 화웨이는 KT와 손잡고 지난 6일 '비와이(Be Y)폰2'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화웨이가 3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P10 라이트(Lite)'를 국내 통신 환경에 맞게 변형한 제품이다.

'비와이폰2'는 5.2인치 디스플레이와 지문인식, 고속충전 기능 등을 탑재했다. 강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출고가는 39만6000원에 책정됐다. KT는 '비와이폰2'의 공시지원금을 7만 원대 요금제에서 출고가와 맞먹는 34만6000원으로 정해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젊은 고객층을 노릴 계획이다.

샤오미는 14일 휴대전화 유통업체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미A1'을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가성비가 강점이다. 29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광학 줌 기능을 지원하는 1200만 화소 듀얼카메라와 후면 지문인식센서를 탑재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했으며,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한다.

국내 이동통신사 KT와 중국 제조사 화웨이는 지난 5일부터 중저가폰 비와이(Be Y)폰2 판매에 돌입했다. /화웨이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쿼티 자판으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블랙베리 키원'은 오는 18일 정식 출시된다. '블랙베리 키원'은 중국 제조사 TCL이 지난해 말 블랙베리 브랜드를 인수한 뒤 내놓는 첫 번째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CJ헬로모바일에서 단독 판매한다. 출고가는 58만3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요금제에 따른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3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도 중저가폰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제품 출격을 준비 중이다. 주인공은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와 LG전자 'K·X' 시리즈로, 20만~50만 원대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들은 내년 초 출시돼 중국 스마트폰과 함께 국내 중저가폰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연말연시를 겨냥한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 변화도 주목된다. 최근 KT는 출고가 61만6000원의 LG전자 'Q8'에 대한 지원금을 47만3000원까지 올렸다. 7만 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추가 지원금을 합해 구매가가 7만2000원까지 떨어지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갤럭시S7'의 지원금을 최대 40만 원까지 올렸다.

◆ 비싸지만 가치 있게…프리미엄 스마트폰 초고가 시대

공짜폰에 가까운 중저가폰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재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 영역은 프리미엄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게 중저가폰이라면, 프리미엄폰은 유행에 민감하고,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데 있어 가격보다 심리적 만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고객을 겨냥한다.

하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고객의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실제로 1년 전과 비교해 프리미엄폰의 몸값이 대폭 높아졌다.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일어난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이 바로 고객의 심리적 저항선인 '100만 원'을 넘은 수준에서 스마트폰 출고가가 책정됐다는 것이다. 출고가 상승의 주된 이유는 부품 가격 상승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애플 아이폰X(텐)이다. 두 제품 모두 출고가가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더팩트DB

올해 하반기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애플 '아이폰X(텐)'이다.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64기가바이트(GB) 기준 109만 원으로, '아이폰' 탄생 10주년 기념작으로 주목받은 '아이폰X'의 가격은 무려 136만700원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초고가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다. LG전자는 이달 말 초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단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출시한다. 출고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만 원 초반대가 예상된다. 업계는 300대 한정 판매되는 'LG 시그니처 에디션'이 출시와 동시에 완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통해 LG전자 스마트폰의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자 한다"며 "고객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초프리미엄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확 비싸거나 아예 싸거나…스마트폰 가격 양극화

이처럼 연말연시에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중간'이 없다. 비싸거나 공짜폰에 가까운 싼 제품 위주다. 이는 사실 연말연시에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연말연시에 가격대가 저렴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돋보이고 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객 중 절반 이상이 프리미엄폰을 사용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프리미엄폰 선호가 높은 편"이라며 "대부분 고객이 자기만족을 위해 프리미엄폰을 사고, 가격에 민감한 일부 고객층이 아주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다. 제조사는 이 수요에 맞게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정쩡한 제품은 외면받는다. 이는 비단 스마트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IT 제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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