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울고법=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13차 재판에서 증인신문에 예정된 고영태 씨가 신변 위협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법정에 불출석했다.
13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이날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은 오전 재판에서 삼성 특혜 의혹과 관련, '캐비닛 문건' 내용 일부와 수석비서관 회의 자료 등에 관해 서증조사를 진행하고, 오후 재판부터는 고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 고 씨가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예정된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고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의 고발자이자 최 씨의 최측근으로 K스포츠재단 사업의 실질적인 관리 및 운영을 맡았던 회사인 더블루K의 이사로 근무했다.
특검은 "계속해서 고 씨에게 출석을 요청했다"며 "어제까지도 (출석 여부에 관해) 잘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신변 위협에 대한 우려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출석을 만류했다'며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고 씨는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이 부회장의 항소심 9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정유라 가족 피습 사건과 관련해 고령의 노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법정 출석 만류 때문에 나올 수 없다"며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고 씨가 잇달아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은 그에 대한 증인신청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오는 20일로 예정된 이 부회장의 항소심 15차 재판에서는 본건 뇌물공여 사건의 수수자로 지목된 최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치러질 예정이다. 최 씨는 지난 7월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45회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당시 최 씨는 "검찰과 특검이 조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경제공동체'라는 점을 인정하라'고 강요하고,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삼족을 멸하고, 손자까지 평생 우리나라에서 죄인으로 살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증언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