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경영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생산현장 출신의 남준우 조선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올해 4900억 원, 내년 24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공시했다. 그러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년 5월 1조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까지 7300억 원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것이라고 밝히면서 곧바로 수장을 교체했다.
전임인 박대영 사장은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최근 이사진들에게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영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지만 경영부진을 막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조 350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은 산업은행에 제출한 경영 개선 계획을 꾸준히 이행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조10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최근 1조5000억 원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현금 흐름에도 문제를 보이고 있다.
결국 삼성중공업은 남준우 조선소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하면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남준우 사장은 1983년 입사후 선박개발 담당, 시운전팀장, 안전품질담당, 생산담당 등을 역임하며 현장에서 줄곧 성장해 온 조선생산 전문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생산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사업전반의 체질을 조기 개선하고 삼성중공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준우 사장은 내년 5월 1조5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유상증자에 실패하게 되면 대규모 적자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로 진행하는데 주요 주주들이 참여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재 중이고,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도 해체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가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출자할 경우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에 실패하면 대우조선해양 때처럼 큰 위기가 올 것이다. 신임 사장은 유상증자를 성공시키는 게 최우선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