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승진 기자] '닌텐도 스위치'가 1일 한국에 정식 발매된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출시됐던 닌텐도 제품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시쳇말로 요즘 가장 '핫'한 게임기다. 미국·일본 등 먼저 발매된 국가에서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정도다. 최근에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를 빛낸 최고 IT 기기로 선정했다. 애플 새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도 제쳤다.
'닌텐도 스위치'의 가장 큰 특징은 변신이다. 휴대용과 거치용으로 모습을 바꿔가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슈퍼마리오' '젤다의전설' 등 닌텐도 유명 게임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타임은 "집에서 혹은 이동 중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콘솔"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닌텐도 새 게임기가 '테라M'(넷마블게임즈) '오버히트'(넥슨) 등 모바일 신작 열풍에 휩싸인 한국 게임시장에서 어떤 입지를 구축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일본에 비해 약 9개월 늦게 나온 지각 출시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일단 나쁘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은 지난달 3일 '닌텐도 스위치' 예약 판매를 실시해 하루 만에 약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쇼핑몰 G9에서는 초도물량 200대가 예약 판매 시작 15분 만에 모두 팔렸다. 2차 물량 500대는 무려 2분30초 만에 동이 났다.
'닌텐도 스위치' 한국 유통사인 대원미디어는 이달 안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이파크몰에서 닌텐도 전문 제품을 파는 상설 매장 1호점을 열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다. 닌텐도 상설 매장은 컴퓨터·게임 상품 등을 팔던 6층에 들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4층과 함께 리뉴얼 공사가 한창이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닌텐도 상설 매장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 한국 맥도날드가 오는 8일부터 판매하는 '해피밀 세트'에 슈퍼마리오 모형 장난감을 포함시킨 것도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지 주목된다. 맥도날드가 어린이 고객을 겨냥해 내놓은 '해피밀 세트'는 유명 모형 장난감 선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슈퍼마리오 해피밀이 나오면 30~40대 남성들이 점심시간에 줄을 서는 모습이 종종 연출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게임시장 큰 손이다.
'닌텐도 스위치'는 스마트폰 게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닌텐도의 부활을 이끌 기대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대 중후반 터치형 화면 분할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와 온몸으로 즐기는 동작인식 게임기 '닌텐도 위'로 열풍을 몰고 왔지만 스마트폰 게임이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자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닌텐도의 한국 지사인 한국닌텐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2016년 회계연도(2016년 4월 1일~2017년 3월 31일)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닌텐도의 매출 규모는 지난 2009년 2942억 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97억 원으로 매년 감소해왔다.
게임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물량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닌텐도가 계획한 물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따라 흥행 성패가 갈리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 구입한 게임기 본체와 소프트웨어를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한글화 등 특화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도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