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오락가락' 롯데百 롱패딩 판매, 밤샌 소비자 '불만 폭주'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구스롱다운점퍼 평창 롱패딩 판매재개를 시작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선착순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 뒤로 시민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번 주에는 전국 곳곳에 함박눈이 내리면서 겨울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평창 롱패딩'이 올겨울 '핫아이템'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판매사인 롯데백화점의 판매 운영이 미숙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에서는 특검의 몇가지 질문들이 재판장의 분위기를 싸늘하고 무겁게 했습니다. 애플의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이 국내에 공식 출시됐습니다. 기자가 직접 만져 본 '아이폰X' 체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KB금융지주의 주총이 혼란스러웠는데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TF비즈토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이철영·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로·이성락·서민지·안옥희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평창 롱패딩 구매를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찾은 일부 소비자가 롯데 측의 미흡한 운영으로 구매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 롯데백화점, 평창 롱패딩 판매에만 급급? 소비자 대응은 아쉬워

[더팩트 | 정리=장병문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서 만든 한정판 '평창 롱패딩'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롯데백화점이 지난 22일부터 판매 재개에 돌입하자 잠실점에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요?

-네, 맞습니다. 롯데백화점이 이날 오전부터 평창 롱패딩 판매를 재개하면서 전날인 21일 저녁부터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잠실역과 롯데월드타워몰 연결 구간에서는 시민들이 종이 박스 위에 준비해온 담요를 덮은 채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쪽잠을 청하는 등 수백명이 밤샘 대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잠실점 애비뉴엘과 영등포점·평촌점·김포공항점 4곳에서 제품을 판매했다던데 이중 잠실점에 유난히 많은 인파가 몰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판매 재개 4개점 중 잠실점에 가장 많은 1000벌의 수량이 풀린다는 소식이 먼저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롯데백화점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3분에 이미 순번표 1000번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매장 오픈도 하기 전에 준비된 재고분이 조기 매진되면서 곳곳에서 롯데 측의 미숙한 운영을 질타하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고성이 오가는 소동도 발생해 경찰이 출동했다고요?

-네, 맞습니다. 항의한 소비자들을 만나보니 하나같이 롯데 측의 현장 안내 혼선으로 구매에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날이 밝자마자 달려왔다는 40대 남성은 전날부터 밤새 기다린 인원이 수백명에 이르는 데다 이들로 인해 백화점이 문을 열기도 전에 선착순 조기 매진됐다는 사실을 듣고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롯데가 번호표 배부는 오전 9시 30분·판매 개시는 10시 30분이라고 공지한 상황에서 이미 오전 6시 쯤 순번표 배부가 끝났고 이후 도착한 사람들은 간발의 차로 구매 기회를 놓쳐버렸죠.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날부터 줄을 서도 된다는 공지를 왜 하지 않았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안전 문제를 들어 그런 안내 공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전날부터 와서 줄을 서 있어도 된다고 했다면 더 많은 인파가 몰렸을 것이고 그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도 더 커졌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1000명 돌파 이후 찾아온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고 하던데요?

-현장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이날 9시 30분에 번호표를 배부한다는 롯데 공지를 보고 3시간 전인 오전 6시 반께 도착해 구매 대기열에 합류했다가 롯데 직원들로부터 "순번이 이미 1000명을 돌파했다. 더는 기회가 없으니까 줄을 서지 말고 돌아가라"는 안내를 받고 대기열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자신보다 늦게 줄을 섰던 사람이 구매에 성공한 모습을 보자 왜 기다리지 말라고 해서 구매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밤새 땅바닥에서 쪽잠을 청하며 대기했는데도 결국 구매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고요? 롯데 측 해명이 필요해보입니다.

-한 30대 남성은 밤샘 대기 끝에 1000번대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전날 현장에 도착해 밤을 새고 오전 중 구매를 마치고 다시 회사로 출근하려고 했다는데요. 롯데 측이 애초 불가능했던 시착(구매 전 착용)을 다시 허용하면서 이 남성의 예상 구매시간이 뒤로 미뤄져 "롯데 측의 '말 바꾸기'로 애써 잡은 기회를 놓치게 생겼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이 남성의 구매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1000여명이 넘게 몰린 현장에서 수시로 안내 사항을 변경한 게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부추긴 게 아닐까요?

-일부 대기 줄에서는 새치기로 인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30대 여성은 "롯데가 대기줄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늦게 온 사람들이 새치기를 해서 구매에 성공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롯데 측 안내와 관리 소홀로 롱패딩을 못 샀다.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아내라"고 언성을 높여서 롯데 직원들이 해명에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고객들이 화가 단단히 났군요. 롯데가 밤샘 대기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핫팩 1000개를 나눠주는 등 나름 노력했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운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군요.

-롯데 측은 평창 롱패딩을 사러 밤을 새고 아침 일찍부터 온 고객의 속상한 심정을 이해하지만, 추가 생산 계획이 없는 한정판이라는 물량 한계 때문에 1000번 이후에 온 고객 수요까지 소화 못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롯데 측은 이런 불만을 예상하고 여러 차례 대책 회의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끌면서 현재 일부 사이즈와 색상이 품절된 상태고 남은 수량도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재고 물량은 오는 30일 잠실점에서 다시 한 번 더 판매되는데요. 롯데 측은 고객 편의와 안전을 위해 운영상 미흡했던 부분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때는 부디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기지 않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행사로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7차 재판이 23일 오후 2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 간 날 선 기싸움으로 법정 내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더팩트 DB

◆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은 맞습니까?" 이재용 재판 싸해진 분위기 왜?

- 이번 한주도 어김없이 법정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 5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렸죠?

- 네 지난 23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이 부회장의 항소심 7차 재판이 열렸습니다.

- 현장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법정 풍경이 1심 때와 사뭇 달라졌다고요?

- 방청권을 받기하기 위한 기자들과 일반 방청객들의 '대기 풍경'이 지난 1심 때와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법조계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 관심이 쏠린 '삼성 재판'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1심 때 이미 '뜨거운' 방청 열기가 화제를 모았었죠.

-이번 항소심 역시 이른 새벽부터 법정을 찾는 사람들과 길게 늘어선 가방 줄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죠. 문제는 이번 법정 2라운드는 그 계절 배경이 겨울이라는 점이죠. 보통 오전 6시 30분을 기점으로 중법정 수용 방청 인원 32명이 모두 차는데요.

-정작 재판이 시작되는 시간은 이르면 오전 10시, 오후 개정 때는 오후 2시다 보니 사실상 적게는 4시간, 많게는 8시간을 밖에서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밖에서 대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 듣기만 해도 추위가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 솔직히 많이 춥습니다. 11월에 접어들면서 영하권 추위가 기승을 부렸죠. 현장에 나온 회사 측 관계자들도 취재를 목적으로 온 기자들도, 일반 방청객들도 추위에 몸이 움츠러드는 것 차이가 없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원에서도 지난달 31일 나름의 방법을 고안했는데, 법정 대기 장소 앞에 간이식 천막을 설치한 거죠. 지금도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6번 법정 출입구 앞에는 2개의 초록색 천막이 설치돼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겨울나기'에 돌입한 셈이죠.

- 앞으로도 전례 없는 '진풍경'으로 기록될 모습인 것 같네요.

- 재판 얘기로 넘어가서, 이번 7차 재판에서 특검이 증인에게 던진 질문을 두고도 말들이 있었다고요.

- 이날 재판에는 1심 재판부가 무죄라고 판단한 삼성의 미르재단 후원 경위를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지난 2015년 삼성의 미르재단 후원금 지원 경위와 관련해 삼성물산에서 후원금 집행 업무를 주관한 삼성물산 강 모 상무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 특검이 신문을 먼저 진행했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관한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는데요.

-특검 측 강백신 검사가 과거 삼성의 전략기획실, 구조조정본부, 미래전략실 등 소위 컨트롤타워 운영에 이 회장이 직접 관여한 것 아니냐며 추궁을 이어가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은 맞느냐"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이 회장이 미래전략실 등 조직 변경을 주도했죠?" "지난 2008년 특검 수사로 유죄 판결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2010년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직했죠?" "2000년 폐암 수술받았고,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질 때까지 건강이 안 좋았죠?"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날 재판에서는 삼성에서 미르재단에 출연한 기부금이 '뇌물'이냐가 쟁점이었습니다. 변호인단 측이 "(특검에서) 쟁점과 무관한 질문을 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재판부의 주의 이후에도 특검은 이 회장에 관한 질문으로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죠. 일부 질문 과정에서 증인이 "잘 모른다"는 대답을 하자 강 검사는 증인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는데요.

-1시간 넘게 진행된 신문 동안 특검의 신문 방식을 두고 변호인단의 문제 제기와 재판부의 중재, 특검의 항변이 반복적으로 지속하면서 재판정의 공기는 말 그대로 무겁기만 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를 찾은 고객들이 아이폰X 개통을 진행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아이폰X' 정식 출시…156만 원 값어치 하는 제품?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텐)'이 지난 24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죠. 개통 행사에 직접 다녀왔다고 하던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지난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개통 행사에 다녀왔는데요. 눈이 내린 추운 날씨에도 '아이폰X'을 구매하기 위해 모인 고객들로 행사장은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들은 최대한 빨리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새벽부터 발걸음을 옮긴 애플 충성 고객인데요. 1호 개통 고객은 지난 18일부터 6박 7일간 개통을 기다렸다고 하죠. 6박 7일은 국내 출시 행사 사상 줄서기 최장 기록입니다.

-그만큼 '아이폰X'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대단했다는 것이군요.

-맞습니다. KT 개통 행사 말고도 애플 제품 전문 판매점인 프리스비에도 '아이폰X'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북적거렸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소수의 사전 예약 고객만 초청해 다소 차분한 개통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여러 논란이 있었는데도 막상 출시되니 반응이 뜨겁네요.

-특히 '아이폰X'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아이폰X'은 25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으로 약 156만 원에 달합니다. 그래서 <더팩트> 취재진 역시 '아이폰X' 구매 고객에게 가격과 관련된 질문을 집중적으로 했죠. 고객들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고 답했습니다. 일상 생활과 가장 밀접한 IT 기기인 만큼, 비싸더라도 마음에 드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설명이었죠.

-그렇군요. 실제로 '아이폰X'은 어땠나요.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제품이던가요.

-우선 디자인은 굉장히 고급스러웠습니다. 크기도 적당해 보였고요. 홈버튼이 사라진 것도 '스와이프 업'(손가락을 위로 쓸어올려 애플리케이션을 정리하는 방식) 덕분에 별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M자 탈모 디자인'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었죠.

-새로 적용된 기능은 사용해보셨나요.

-네. 눈길을 끄는 기능은 얼굴인식 기술 '페이스ID'와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분석해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애니모니콘'인데요. 이 기능들은 트루뎁스 카메라를 통해 실행되는 것이죠. 실제로 실행해보니, 활용성이 높은 기능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시된 '아이폰X'으로는 간단한 조작까지만 허용해 이 기능들이 고객들에게 얼마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정확히 가늠할 순 없었죠. '아이폰X'에 적용된 여러 기능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지켜본 뒤 내려야 할 것 같네요.

지난 20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남윤호 기자

◆'혼돈의' KB금융 주총, 주주 간 싸움까지…무슨 일?

-윤종규 KB금융지주(KB금융) 회장의 연임과 허인 행장의 선임이 결정됐죠. 그런데 주총장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면서요?

-KB금융은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윤 회장 연임과 허 행장 선임안을 의결했는데요. 이날 일부 주주가 주총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사측에서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윤 회장의 연임을 두고 노조의 반대가 거세게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주총 개회 때부터 "의장, 이의 있다", "발언권 달라"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죠. 또한 노조는 윤 회장의 연임을 두고 "회장 선출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의문스럽다"며 "국민은행 노조 선거 개입과 여론 조작, 인건비 감축을 통한 수익성 창출 등으로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다"고 비판하기도 했고요.

-노사 갈등이 주총장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이네요.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생긴 배경은 무엇이죠?

-KB금융 노사 관계는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했는데요. 국민은행 노조 선거에 은행 임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지난 7월 제기되는가 하면 9월에는 윤 회장에 대한 연임 찬반을 묻는 노조 설문조사에 사측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노조 측은 차기 회장 선임 과정도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며 비판하고 있고요.

-주총장에 있던 다른 주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이날 주총은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 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이었습니다. 노조의 지적이 잇따르자 일부 주주들은 "주총은 주주가치 제고의 자리로 노사 협의의 장이 아니다"라며 "상법에 질서유지권이 있는데, 소란을 피우는 등 주총 진행에 방해하는 행동을 삼가달라"고 비판했죠.

-또한 KB금융 노조 측이 주주제안한 하승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위임받는 사전의결권의 적절성을 확인해달라는 일부 주주의 요구로 주총이 1시간가량 정회됐는데요. 이 때문에 정회 전후로 노조 측 주주와 일반 주주 사이에서 싸움까지 일어났죠.

-한 주주는 "노조가 적극적인 기업은 잘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노조 측 주주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우리 또한 주주 이익을 제고하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고요. 감정싸움이 격해지다 보니 일부 주주에게서는 인신공격성 욕설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주 간 싸움까지 일었으니 분위기가 좋지 않았겠어요. 주총 후 윤 회장의 기자간담회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윤 회장은 어떤 말을 하던가요?

-아무래도 주총 후 바로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만큼 노조 관련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죠. 윤 회장은 노사 갈등과 관련해 "현재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KB의 저력이 있고, 그동안 노조의 건전한 행태를 비춰보면 노사 간 서로 의견을 잘 수렴해 나갈 것"이라며 "건전하고 생산적인 부분은 받아들이고, 상생 파트너로서 계속해서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무쪼록 하루빨리 노사 관계가 회복됐으면 좋겠네요.

jangbm@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