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안옥희 기자] 토종 의류업체 신성통상이 평창 롱패딩(구스롱다운점퍼·벤치 파카) 열풍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판매를 대행하는 롯데백화점이 롱패딩 제품을 신성통상에 발주했는데 이 제품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평창 롱패딩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제조사 신성통상이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내수 침체와 업황 불황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신성통상은 최근 평창 롱패딩 특수로 주가, 매출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4분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이 평창 롱패딩 효과에 힘입어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오랜 실적 부진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성통상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900원대를 맴도는 동전주 신세였으나, 최근 평창 롱패딩 인기에 따른 상승세로 주가가 40%이상 급등,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평창 롱패딩 판매가 재개된 지난 22일에는 장중 한 때 1490원까지 치솟으며 전날 기록한 52주 신고가(1470원)를 경신한 바 있다. 이날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구매를 원하는 시민 1000여명이 구름 같이 몰려들어 밤샘 대기하는 '진풍경'으로 화제가 모으기도 했다.
신성통상은 경기침체와 업황 악화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실적이 부진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사업보고서(결산기준 6월)에 따르면 지난해(2016년7월~2017년6월) 연결기준 매출 882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6% 감소, 영업이익은 91억 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65.91%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는 수출사업 마진 악화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신성통상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납품하는 '갭', '포에버21' 등의 운영현황이 나빠졌고, 수입라이선스 브랜드 유니온베이를 철수하면서 6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 브랜드인 탑텐은 매출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이화여대와 홍대 부근에서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올해는 주요 상권 중 하나인 가로수길 매장 영업도 접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인도네시아법인을 이전하면서 그에 따른 이전비 등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순손실이 140억 원가량 발생한 것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평창 롱패딩 인기에 힘입어 하락세를 걷던 주요 브랜드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 회사 측이 분석한 평창 롱패딩의 인기 비결은 롱패딩 트렌드, 올림픽 한정판, 가성비 세 가지다. 소비자들은 거위 솜털 80%, 깃털 20%의 충전재를 쓰고도 일반 브랜드 패딩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14만9000원이라는 가격 책정이 '신의 한수'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성비 갑(甲)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온오프라인에 풀리는 즉시 매진되고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판매가의 두배 이상 웃돈이 붙어도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판인 평창 롱패딩이 품귀현상을 보임에 따라 탑텐에서 12만9000원에 판매하는 롱패딩이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탑텐 롱패딩은 지난 주말동안 매출이 전년대비 40% 신장했다. 탑텐뿐아니라 올 겨울 들어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전체 브랜드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신성통상 측은 이같은 상승세에 대해 "최근 평창 롱패딩 열풍에 따라 제조사인 신성통상도 덩달아 주목을 받으면서 그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롯데백화점의 홍보·마케팅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겨울철 성수기에 따라 전체적으로 실적 흐름이 좋아지고 있었는데 이후 평창 롱패딩이 이슈가 되면서 뒤에서 서포트해준 모양새다"며 "현재 전 브랜드 매출 흐름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 롱패딩 효과로 신성통상과 주요 브랜드들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서 내부적으로도 고무된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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