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지난달 10일의 추석 황금연휴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최대 700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업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과 노사 갈등 그리고 신차 부재 등으로 인한 내수 실적 부진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목표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해 남은 두 달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 판매량은 총 11만2729대로 전년(12만6660대)과 약 11% 떨어졌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역시 127만74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7만8906대)보다 하락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 5개사 모두 올해 내수 목표 판매량을 채우기 위해 어느 때보다 '뜨거운 11월'을 보내고 있다.
극심한 내수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이 가장 파격적이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7672대를 판매해 전년(1만6736대)과 비교해 54.2% 하락한 실적을 냈다. 10월까지 성적 역시 11만1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4726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올해 목표 판매량(19만4000대)에 약 57%에 해당하는 수치다.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계속된 마이너스 성장에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는 한국지엠은 올 연말까지 동일한 조건으로 최대 450만 원의 현금할인과 더불어 7개 주력 차종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 할부 등 파격 혜택을 제공하며 내수 실적 강화에 돌입했다.
올 뉴 크루즈는 선착순 2000명 고객을 대상으로 취등록세 7%, 최대 250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말리부는 최대 200만 원 할인과 저리할부, 스파크와 더 뉴 트랙스는 100만 원 할인 또는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특정 기간에 생산된 재고 차량을 대상으로 최대 120만 원의 유류비를 추가로 지원한다. 올란도, 캡티바, 임팔라는 각각 최대 200만 원, 300만 원과 320만 원, 카마로SS와 다마스, 라보 역시 각각 200만 원과 110만 원의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한국지엠은 관계자는 "11월 한 달간 연말 구입 혜택을 앞당겨 제공함으로써 고객 신뢰 회복과 판매증진에 나설 것이다"며 "큰 폭의 현금할인 및 다양한 할부 프로그램 등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내수 3위에서 올해 다시 최하위로 떨어진 르노삼성자동차는 '볼륨 모델' SM6, QM3, QM6 3개 차종을 대상으로 11월 한 달간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SM6와 QM6 구매 시 최대 300만 원, QM3 구매 시 최대 15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차종 별로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특별조건도 제공한다. QM6 2018년형 출시 기념으로 해당 차종 구매 시 40만 원 상당의 용품·옵션, 30만 원 현금 할인, 그리고 5년 보증연장 중 한 가지를 지원한다. SM6 LE/RE 트림 구매 시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와 3D 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전방 안개등이 포함된 라이팅 패키지 또는 최대 60만 원 현금 지원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내수 실적은 7110대로 전년(1만3254대)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역시 8만22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4458대)보다 하락했다. 월평균 8228대를 팔아 올해 목표 판매량인 12만 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비공식적으로 내수 판매 목표량을 11만 대로 설정한 쌍용자동차의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만726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8만4458대)보다 나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실적을 유지한다면 목표 판매량에 살짝 못 미치는 수치다.
쌍용차는 이번 달에 11월 모델 별로 할인 및 보증기간 연장 혜택을 부여하고, 일부 모델 구매 시 파격적인 무이자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구매혜택을 제공한다. 렉스턴 마니아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10년 이상 경과한 렉스턴 보유 시 최대 700만 원 혜택을 부여한다. 또한, 티볼리 브랜드 구매 고객에겐 무상보증기간을 7년/10만km까지 연장하고 내비게이션을 무상 장착(미선택 시 30만 원 할인)해 준다. 기존 고객들은 재구매 대수에 따라 차종별로 최대 150만 원(G4 렉스턴, 4대 이상) 할인해 주는 로열티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목표 판매량을 설정하진 않았다. 영업쪽에서 내수 11만대로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적으론 올해 실적에 대해서 긍정적인 분위기다"고 귀띔했다.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그룹은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먼저 현대자동차는 올해 지난달까지 모두 57만1683대를 팔았다. 월평균 5만7000여 명의 소비자를 찾아갔는데 남은 두 달 동안 올해 목표량(68만3000대)을 근사하게 쫓아가고 있다.
현대차는 빨리 구입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얼리버드 특별 조건'을 내걸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아이오닉, 그랜저, 제네시스를 제외한 전 차종을 대상으로 출고 시기에 따라 5만 원부터 최대 30만 원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쏘나타 뉴라이즈 하이브리드와 그랜저 2017 하이브리드는 각각 80만 원, 50만 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엑센트, 아반테 2017년형 모델은 30만 원, i30와 그랜저(2017년형)는 50만 원, 쏘나타 뉴라이즈 80만 원 그리고 i40는 100만 원까지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기아자동차의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모두 42만6021대로 월 평균 4만2600여 대를 판매하고 있다. 남은 두 달 총력을 기울인다면 올해 내수 목표량(51만5000대)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기아차는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해 모닝, 레이, K3, K5, K7 등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1000명 고객에게 최대 12%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더불어 K3, K5, K7, K5하이브리드, K7하이브리드, 스포티지는 출고 기간에 따라 10만 원∼40만 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