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완벽한 운영' 삼성갤럭시, SKT 3-0 격파 우승…페이커 끝내 눈물

삼성갤럭시가 4일 오후 4시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7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SK텔레콤T1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OGN 영상 갈무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갤럭시(삼성)가 디펜딩 챔피언 SK텔레콤T1(SKT)을 꺾고 새로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SKT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삼성은 깔끔한 운영을 보이며 완승을 기록, 설욕했다.

삼성은 4일 오후 4시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SKT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롤드컵 사상 첫 4회 우승, 3연속 우승 등 e스포츠 내 전무후무한 커리어 달성을 노렸던 SKT는 삼성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은 1세트부터 SKT를 강하게 압박했다. 케넨과 자크, 말하자, 자야, 잔나 조합을 꺼내든 삼성은 나르, 그라가스, 카시오페아, 바루스, 룰루를 선택한 SKT를 상대로 라인전에 밀리지 않으며 초반 주도권을 가져왔다. 특히 '큐베' 이성진의 케넨이 핵심 챔피언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AD 케넨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후니' 허승훈의 나르에 스플릿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삼성갤럭시 선수들이 3세트 경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OGN 영상 갈무리

삼성의 운영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10분 대지 드래곤을 챙긴 삼성은 곧바로 라인전 우위를 통해 바텀 포탑을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 속도를 늦추지 않은 삼성은 15분 협곡의 전령을 가져갔고, 이는 미드 1차 포탑 철거로 이어졌다. 3000골드가량 차이를 벌린 상황에서 17분에는 2번째 대지 드래곤을 챙겼다. 이때까지 킬 스코어는 0대 0이었다.

삼성의 운영에 탄력이 붙자 SKT는 자연스럽게 무너졌다. '피넛' 한왕호의 바론 스틸은 눈부셨지만, 경기를 뒤집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31분 다음 바론 사냥에 성공한 삼성은 운영 주도권을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으며 SKT의 억제기를 모두 파괴했다. 경기 막판 킬 스코어는 7대 0, 삼성의 완승이었다.

1세트와 달리 2세트는 SKT가 초반 주도권을 가져갔다. 이 때문에 SKT의 반격이 시작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SKT는 나르, 자르반, 말자하, 자야, 잔나 등 안정적인 챔피언을 선택한 삼성을 상대로 야스오, 그라가스, 라이즈, 바루스, 룰루 등 공격적인 챔피언을 꺼내 들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삼성 특유의 운영은 2세트에서도 빛났다. 1세트에서 '크라운' 이민호에 고전했던 '페이커' 이상혁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지만, 삼성의 빠르고 완벽한 운영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와 함께 삼성의 한타 집중력도 살아나자 경기는 삼성 쪽으로 웃어주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21분, 삼성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드래곤 앞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바론 버프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SKT는 라이즈 궁을 활용한 기습을 노렸지만, 노림수는 삼성에 통하지 않았다. 2번째 바론 버프를 두른 삼성은 34분, SKT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SK텔레콤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롤드컵 결승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OGN 영상 갈무리

롤드컵 우승까지 1승을 남긴 삼성은 3세트에서도 역전승을 거뒀다. 소방수 '블랭크' 강선구의 활약에 탑과 미드 주도권을 뺏긴 삼성은 바론 버프를 내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오직 한타 승리만을 노렸다. 하지만 1·2세트에 비해 날카로워진 SKT의 공격에 '벼랑 끝 경기'를 펼쳐나갈 수밖에 없었다.

삼성이 중반까지 경기를 끌고 가면서 기회는 찾아오기 시작했다. 삼성은 31분, 난타전 속에서 발생한 바론 앞 전투에서 승리해 바론 버프를 획득,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론 버프를 두르자 앞선 세트 경기에서 보여준 삼성의 탄탄한 운영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후 SKT의 미드 억제기와 쌍둥이 포탑까지 철거한 삼성은 39분, 바루스 '부패의 사슬' 이니시를 통해 '페이커'의 카르마를 잘라냈고, 그대로 밀고 들어가 넥서스를 파괴해 새로운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에서의 석패를 완벽하게 갚아줬다. 반면 SKT는 3연속 롤드컵 우승 달성을 놓치는 동시에 롤드컵 결승 전승 기록도 깨지는 등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SKT의 미드라이너이자 e스포츠의 간판스타인 '페이커'는 이날 경기에서 완패하자 경기장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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