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다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시설투자와 중장기 주주환원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 경영을 강조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을 반영, 회사의 경쟁력·수익성, 주주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62조500억 원, 14조53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9.77%, 영업이익은 179.48%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당기순이익 역시 11조19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46.66%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계절적 성수기와 메모리 고용량화의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 전반적인 업계의 공급 제약에 따른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매출 19조9100억 원, 영업이익 9조96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와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 단지에서 64단 3D V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해 고부가, 고용량 메모리 제품 공급을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OLED 부문에서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로 플렉서블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8조2800억 원)이 늘었지만, 신규 OLED 라인 증설에 따른 비용 증가와 리지드 OLED와 LCD 패널 간의 가격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줄면서 영업이익은 9700억 원을 기록했다.
IT모바일(IM부문)은 '갤럭시 노트8' 출시와 '갤럭시 J'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높아져 매출(27조6900억 원)과 영업이익(3조2900억 원)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소지바가전(CE)부문은 V는 패널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줄었지만,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1조1300억 원, 4400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다 실적을 잇달아 경신한 가운데 올해 시설 투자 규모 역시 역대 최다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가 46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25조5000억 원 대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사업에서 V낸드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평택 라인 증설, D램 공정 전환, 파운드리 증설 투자 등에 29조5000억 원을 투입하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플렉서블 OLED 패널 생산설비 확대 등을 위해 14조1000억 원을 투자한다. 4분기 투자는 상당 부분이 반도체 사업에 투자될 예정이며, 주로 신규부지 조성과 클린룸 공사 등 인프라 구축에 쓰일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우선 배당 규모를 지난해 4조 원 대비 20% 상향한 4.8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에는 배당 규모를 2017년 대비 다시 100% 확대해 9조6000억 원으로 늘리고, 2019년과 2020년에도 2018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또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따른 주주환원 재원 감소를 방지하고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잉여현금흐름을 계산할 때 M&A 금액을 차감하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변동 수준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가 급격히 변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잉여현금흐름의 50% 환원을 기존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해 적용한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삼성전자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해서 추구해 왔다"며 "최근의 호실적이 지속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기술력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