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화문=이성로 기자]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이하 산재협)가 최근 계속되고 있는 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업장 중지 명령과 함께 조양래 회장을 비롯해 조현범 사장, 서승화 대표이사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측은 연례행사인양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산재협은 26일 광화문 광장에서 종교단체 예수살기, 정의평과기독연대, 촛불교회, 평화누리, 향린교회, 희년사회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타이어 노동탄압 및 집단사망 사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건과 고 최홍원 흡착사망사건의 책임자인 '조양래 회장, 조현범 사장, 서승화 대표이사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응용 산재협 위원장은 "지난 22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흡착사고로 32세의 최홍원 노동자가 사망했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유사한 중대 재해가 지난 5월 대전공장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가동 중지 명령 즉각 실시하고,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사건과 고 최홍원 흡착 사망 사고 책임자인 조양래, 조현범, 서승화를 즉각 구속하라"고 강조했다.
산재협 측에 따르면 고 최홍원 씨의 중대 재해 사망 사고 당시 해당 설비의 자동안전장치는 전혀 작동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기계설비 제작 당시 반드시 방호장치(안전장치) 장착 없이 출고도 작업장 내 설치도 될 수 없다. 해당설비의 자동안전장치(위험감지센서)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산재협 관계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금산공장 관련 생산설비의 수리 제작 업무전반을 담당하는 한국타이어 자회사 대화산기가 해당설비의 자동안전장치를 고의로 조작 및 제거하지는 않았는지 대화산기 기계수리 작업일지 등 관련자료 일체(특히 안전장치 관련부분)를 즉각 압수수색하여 철저히 수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고 최홍원 노동자와 같은 흡착사고가 언제 어느 때든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대전 공장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산재협을 비롯해 기자회견에 함께 참여한 단체장들은 '고용노동부는 대전공장과 중앙연구소의 설비가동을 즉시 중지시켜야 하며 나아가 금산공장, 대전공장, 중앙연구소의 기계설비 안전방호장치를 포함한 기계설비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산재협은 "한국타이어 노동 탄압 및 집단 사망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 행동은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고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에 동의하는 남녀노소 누구와 손잡고 각계 세력과 연대하여 광범위한 공동고발, 공동투쟁을 조직해 나갈 것이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산재협 단체행동에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과거부터 꾸준히 민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 입장에선 마땅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조양래 회장, 조현범 사장, 서승화 대표이사 등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산재협 측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100명이 넘는 근로자가 각종 질병으로 사망했음에도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한 인원이 대다수다. 회사 측에선 제대로 된 안전 교육과 장비는 없었고, 심각한 노동 탄압까지 존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김종훈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한국타이어 사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 1월까지는 암, 순환기질환 등으로 최소 46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재협의회는 최근 추가로 사망한 최 씨를 포함해 하청업체 직원, 질병으로 퇴사 후 사망한 사람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인원까지 모두 고려하면 지난 20년 동안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최소 16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