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수도권 서북부 상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지난 8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스타필드 고양에 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와 손잡과 롯데아울렛을 오픈했다. 두 쇼핑몰 간 거리는 3.5㎞에 불과해 사실상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고객 몰이에 나서게 됐다.
롯데는 19일 경기 고양시 도내동에 롯데아울렛 고양점을 공식 개장했다. 앞서 오픈한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이 '체험형 엔터테인먼트'를 내세웠다면 롯데아울렛 고양은 가구·가전·생활용품을 한곳에서 쇼핑하는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표방했다.
고양은 고양시와 서울 서북부(은평·서대문구) 등 반경 3㎞ 이내 핵심상권에 18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서울 강서·마포·영등포를 비롯해 경기 파주·김포·양주 등 30분내 인접지까지 총 500만명의 배후인구를 아우르는 초대형 상권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자사 강점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광명점에 이어 이케아와 전략적 동거를 선택했다. 영업면적은 1만6628㎡으로 건물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운영된다. 입점 브랜드 수는 총 120여개다.
롯데 관계자는 "리빙 브랜드는 물론 맛집 등 식음료 상품 구성를 일반 도심형 아울렛의 두 배 수준으로 늘렸다"며 "특히 이케아와 함께 국내 최대 수준의 리빙 쇼핑 타운을 구현해 고양점 일대가 쇼핑 특구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아울렛과 같은 건물에 있는 이케아 고양점은 5만2000㎡로 단일 매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고양 지역 주민들의 연령층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이케아'를 도입했다. 가족 단위 고객이 즐길 수 있도록 고객 레스토랑을 마련했고 매장 곳곳에 놀이 공간과 어린이 이케아 장난감과 책을 배치했다. 스웨덴식 디저트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이케아 카페'도 운영한다.
롯데는 이케아 방문 고객을 자연스럽게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다. 우선 이케아로 동선이 유입되는 지상 1층에 리빙 원스톱(One-Stop) 쇼핑 공간을 구현하고 가구·가전·주방·홈패션 상품군을 한 곳에 모았다.
860㎡ 규모의 롯데 하이마트도 입점시켜 가전 상품을 강화했다. 가구를 구매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자전 제품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샘, 에넥스 등 300여개 전문 인테리어 브랜드와 스타일 쇼룸 체험 등을 선보이는 '홈데이(HOMEDAY)'도 선보였다.
고양점에는 바이어들이 해외에서 직접 상품을 소싱해와 판매하는 '롯데 탑스'도 들어섰다. 롯데 탑스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30~7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젊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은 연면적 36만4400㎡, 매장면적 13만5500㎡ 규모로 롯데아울렛 고양에 비해 10배 이상 덩치가 크다. '수도권 서부북 최대 실내쇼핑테마파크'를 내세웠으며 쇼핑과 문화, 레저, 힐링, 먹을거리 등 각종 체험시설을 대폭 강화해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엔터테인먼트, 식음, 서비스 등 즐길거리 콘텐츠 비중은 매장 전체면적의 약 30%에 이른다. 스타필드 고양에는 스포테인먼트 시설인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키즈 체험 시설은 토이킹덤 플레이, 브릭라이브, 볼링장을 갖춘 펀시티 등 각종 체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정용진 부회장 역시 개장식에서 직접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등을 돌며 "직접 기획·개발 단계에 참여했다"고 애정을 드러냈을 정도다.
스타필의 고양은 개장이후 최근 추석 연휴까지 누적 방문객수가 450만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5만명이 다녀가고 있으며 주말에는 10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추석 황금연휴에도 매일 10만여명이 스타필드 고양을 찾았다.
롯데는 이제 문을 연 만큼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케아와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케아와 손잡은 롯데아울렛 광명점의 경우 다른 롯데 아울렛보다 지난해 20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10%P 이상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