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국정감사 집중포화를 이겨낼까.
최 부회장은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데다 미래에셋대우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들을 해결해야 할 그룹차원의 숙제를 안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그가 박 회장을 대신해 올해 국감에서 어떤 모습으로 '당당한' 2인자의 위상을 보여줄지가 증권업계 큰 관심사다.
예정대로라면 최 부회장은 19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 자사주 맞교환과 관련해 최 부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지난 7월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5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지분 7%,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보유하게 됐다.
주식 교환은 국내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와 국내 1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의 조치였다. 글로벌 디지털금융 사업 공동 진출, 금융 분야 관련 인공지능(AI) 공동 연구 등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전 의장(창업자)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네이버가 가진 자사주를 미래에셋대우에 넘기면 의결권이 생기고, 미래에셋대우가 이른바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이 전 의장이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모든 화살은 최 부회장에게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미래에셋대우를 둘러싼 논란이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무위는 증권사 직원의 부당이익 취득,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무위는 지주사 전환 회피 의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베트남 부동산 투자 관련 펀드 불완전판매 등과 관련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증인채택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부회장이 대신 출석하게 된 만큼 관련 내용도 정무위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의 화두는 지주사 전환이다. 미래에셋은 계열사간 출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실상 박현주 회장 일가가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지주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지주사 규제는 받지 않고 있다. 자회사 지분 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기면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 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이 이를 교묘히 피하고 있어 '편법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나 올 들어 미래에셋대우가 금융 당국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은 만큼 정무위 또한 이를 짚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베트남 부동산 판매와 관련한 중징계의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6~7월 자사가 보유한 베트남 하노이 소재 랜드마크72 빌딩과 관련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방식을 공모가 아닌 사모로 편법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법정최고금액인 20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이외에 향응·뇌물성 금품수수 관련 위법 행위 등으로 과징금이 부과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다양한 논란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특히나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압박 수위는 더욱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박현주 회장을 비롯해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등이 증인 요청 대상이었지만, 최종적으로 빠지게 되면서 최 부회장만이 남게 됐다"며 "미래에셋 관련 이슈가 많은 데다 홀로 참석하게 되니 부담감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