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사활 건' 삼성·특검, 2R '결정적 한방'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의 항소심 첫 재판이 1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은 각각 1심에서 다뤄진 공소사실에 관해 무혐의와 전부 유죄라는 주장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이 오늘(12일) 첫 테이프를 끊는다.

지난 8월 25일 1심 선고 재판 이후 두 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삼성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심에서 다뤄진 공소사실에 관해 '무혐의'와 '전부 유죄'라는 주장으로 다시 한번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게 됐다.

'묵시적 청탁'이라는 원심의 법리적 판단을 두고 법조계와 재계에서 양측 모두에 다툼의 소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창'을 쥔 삼성과 '방패'를 든 특검은 이번 항소심에서 사활을 걸고 법리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삼성의 '창' = 명시적이고 개별적 청탁 침 부당한 결과의 부존재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진행되는 이 부회장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는 양측의 항소 이유와 더불어 특검 측에서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의 진술을, 변호인단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의 증거가치를 두고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특히, 이날 'PT전'의 공통 화두이자 핵심 쟁점은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다. 1심이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근거는 '묵시적 청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경영 승계에 관해 인지하고 있었고, 승계 당사자인 이 부회장은 '도와달라'는 직접적인 워딩은 없었다 하더라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바랐기 때문에 사실상 청탁이 성립한다는 논리다.

이재용 부회장 측은 이번 항소심에서 뇌물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과 논리의 부재를 적극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이 항소심서 집중적으로 항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묵시적 청탁'이다. 변호인단은 지난 4월부터 4개월여 동안 진행된 1심 재판 과정에서 시종일관 '증거과 논리의 부재'를 무죄의 근거라고 주장해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그에 따른 순환출자고리 해소 및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재판에서 다뤄진 개별 경영 현안과 관련해 삼성과 청와대 간 청탁이 오갔다고 볼 수 있는 증거도 없이 단순히 '인지' 여부를 유죄사유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1심 선고 재판 당시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면담이 이뤄진 2015년 7월 25일은 이미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의결권을 행사해 삼성물산 합병이 해결된 이후로 관련 증거만으로는 청탁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에 대한 양형 결정에 있어 '수동적 뇌물 제공 경위'와 더불어 '명시적이고 개별적인 청탁 및 부당한 결과의 부존재', '승계작업과 관련 없는 재배구조개편의 필요성'을 유리한 요소로 꼽았다.

이 같은 재판부의 설명을 두고 법조계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도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 직접증거의 부재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기도 했다. 미국 유력매체인 포브스의 경우 지난 27일(현지시각) 이례적으로 기고문을 통해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과정에서 그가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이번 항소심에서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의 대가관계 합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논란이 된 비선 실세 최순실에 대한 삼성의 승마 및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역시 1심에서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과 마찬가지로 청와대의 요청, 강요와 협박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인 만큼 '뇌물죄'는 성립될 수 없다는 점도 변론의 핵심 요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특검 측에 공소 제기 당시 확보하지 못한 증거를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추가로 조사해 새로 제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못 박았다.

◆ 특검의 '방패' = 박근혜·최순실 재판 그리고 추가 증거

'차고 넘치는 증거'를 1심 선고 때까지 제시하지 못한 특검은 '공범'으로 지목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재판에서 추가로 확보한 증거로 방어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부회장의 실형 이유가 '명시적 청탁'이 아닌 '묵시적 청탁'에 있다 하더라도 쟁점이 된 '대가관계 합의'가 충분하다는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항소심 공판준비기일 당시 특검 측은 "항소심에서 원심 때 미처 확보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 증거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 전 대통령 재판 자료 및 청와대 '캐비닛 문건'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항소심 재판부가 특검이 내민 카드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정 부장판사는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 측이 새 증거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공소 제기 당시 확보하지 못한 증거를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추가로 조사해 새로 제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원심 때 하지 못했던 증거조사를 추가로 하겠다는 식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모든 (협의의)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다"며 "다뤄지지 않은 증거를 새로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 증거를 보완하는 선에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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