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복귀 임박' 수입차, 국내시장 더 깊이 파고든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 자동차가 내수 부진에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무역까지 겹치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수입 자동차가 내수 부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무역까지 겹치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꾸준한 실적과 함께 디젤게이트로 잠정 휴업에 나선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판매 재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힘겨운 2017년을 보내고 있다. 국내 5개사의 올해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은 모두 400만3804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435만7883대)보다 8.1% 감소했다. 내수는 77만9685대로 4%, 수출은 322만4119대로 9.1% 줄었다.

특히, 업계 1위 현대·기아차는 사드 보복,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해 부침을 겪고 있다. 현대차 상반기 실적은 내수 34만4783대, 수출 185만3559대로 전년 대비 각각 1.8%, 9.3% 떨어졌다. 기아차는 역시 내수(25만5843대)와 수출(106만4381대) 모두 7.6%, 9.9% 하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부터 가시화된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인한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는 역대급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내에 판매된 수입 자동차는 모두 15만33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8411대)과 비교해 3.3%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5.17%를 차지하고 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15년(판매량 15만8739대·시장 점유율 15.53%)보다 적은 수치지만, 당장의 실적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국내 판매가 금지됐던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본격적인 판매 재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게이트 파문 이전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수입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30%대였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가 임박하면서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최근 르네 코네베아그 전 아우디 홍콩·마카오 총괄 사장을 그룹 총괄 사장에 임명한 데 이어 디젤게이트 시발점이 됐던 대다수 차량에 대한 리콜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2월부터 티구안을 시작으로 최근 환경부로부터 추가적으로 파사트CC, 골프2.0, 아우디 A4 등 9개 차종의 리콜을 승인받아 관련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엔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측은 '현재 주요 모델들에 대한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판매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미정인 상태'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디젤게이트 이전에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티구안, 골프, 파사트, A6의 수요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돌아온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국내에서 수입차의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하고, 올 하반기부터 다양한 신차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2~3년 뒤에는 최대 15%였던 수입차 점유율은 최대 18%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 완성차 업계로선 긴장될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고 밝혔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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