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화성·용인=서재근 기자] "연휴 기간 (예약) 대기 인원만 500명 정도입니다."
골프장 업계가 전례 없는 황금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추석을 하루 앞둔 개천절이자 황금연휴의 초입인 3일 경기도 용인과 화성에 있는 주요 골프장을 찾았다. 지난해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시행될 때만 하더라도 기업들의 접대문화가 사라지면서 업계 안팎에서 경영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끊이지 않았지만, 골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일각의 우려와 거리가 멀었다.
특히 야외 운동하기에 좋은 10월에 연휴가 겹치면서 더욱 화색이 도는 모양새다. 화성시 동탄면에 있는 36홀 규모의 한 회원제 골프장. 골프 마니아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선한 가을 날씨를 품은 황금연휴 초입, 클럽하우스 입구에는 캐디백과 옷 가방을 옮기는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각 코스의 시작점에는 이미 캐디백을 옮겨 놓은 여러 대의 카트가 첫 티업을 앞둔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식 코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퍼팅 연습장에도 티업 전 여유 시간을 확보한 사람들이 저마다 한 손에 골프공과 퍼터를 들고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 모(50)씨는 "올해 추석 연휴가 예년과 달리 매우 길어서 지인들과 시간을 맞춰 라운딩에 나섰다"며 "골프장마다 예약이 다 차 있어 예약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예약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프런트에서도 연휴 기간 높은 예약률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골프장 관계자는 "오는 9일까지 이미 모든 예약이 다 찬 상태다"며 "9~10월은 1년 중 가장 예약률이 높은 성수기인데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기간 자체가 길다 보니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김영란법 첫 시행 이후 한 달여 동안은 일부 예약이 취소되는 사례도 종종 있었지만, 그 여파가 실제 운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며 "10월까지는 수도권 내 대부분의 골프장 예약률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더 높은 데다가 올해는 연휴 특수가 있어 골프장 업계에는 반가운 일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인근의 또 다른 회원제 골프장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3구역으로 이뤄진 넓은 주차장은 이미 고급승용차들로 가득해 빈자리를 찾을 수 없고, 클럽하우스 안에 있는 식당에서는 이미 라운딩을 마친 사람들과 라운딩을 앞둔 사람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해당 골프장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면 평균 예약률이 90% 이상을 유지하는데 이번 연휴 기간은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을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싼 가격으로 운영되는 퍼블릭골프장의 상황은 어떨까.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 경기도 화성 내 한 퍼블릭 골프장을 찾았다. 앞서 취재한 회원제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지상 주차장은 물론 실내 주차장까지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을 찾았다.
골프장 관계자는 "추석 연휴까지 예약 대기 인원만 500여 명 정도 된다"며 "오는 9일까지 이미 모든 예약이 다 찼고, 특별한 사정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인원이 발생할 경우 대기 인원들 가운데 접수 순서대로 빈자리를 채우는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시점에서 새로 예약을 해서 연휴 때 라운딩을 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여km 떨어진 경기도 용인의 한 퍼블릭 골프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54홀 규모로 이뤄져 있어 평소에도 주말이면 많은 골프 마니아들이 찾는 이곳도 주차장에서부터 클럽하우스 내부, 바깥쪽 연습 그린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의 골프웨어로 맵시를 뽐내는 사람들로 가득해 '황금연휴 성수기'를 체감하기 충분했다.
연휴 기간 골프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진 데는 골프장들의 탄력적인 가격 운영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석 연휴 기간 골프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티업 시간과 요일에 따라 비회원 기준 최소 16만 원에서 24만 원 수준이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회원들을 대상으로 추석연휴기간 주중 요금을 부과하거나 동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할인에 나서기도 한다.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 대체로 주말 요금을 적용하는데, 11만 원에서 16만 원 정도로 일반 주말 요금과 비교해 1~2만 원 정도 싼 요금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골프장을 찾은 이 모(44)씨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한 달 전부터 계획했던 라운딩이었다"며 "올해 추석 연휴가 길다 보니 여행을 가는 것 대신 골프모임을 갖기로 했다. 특히, 최근 다수 골프장에서 비회원을 대상으로 특별 할인과 같은 이벤트도 많이 하는데 이번 추석 연휴에도 한 사람당 2만 원가량 싼 가격에 예약할 수 있었다. 오는 8일에도 부부동반으로 골프장을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현재도 예약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지만, 연휴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예약이 이미 다 차 있는 상황이다"며 "성수기인 10월 한 달까지는 높은 예약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