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소통 행보'…재계 "확실한 목소리 내주길 기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정계는 물론 노동계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며 활발한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대신해 사실상 국내 재계 '맏형'으로 자리매김한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연일 정계와 노동계와 적극적으로 스킨십에 나서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단체 수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소통 행보'가 최근 임금 문제와 관련,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노사 갈등' 문제와 중국 무역 보복에 따른 기업들의 위기 상황에 관해 정부와 재계의 대화 물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오는 12일과 13일 문성현 신임 노사정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이 각각 대한상의를 찾아 노사정책 현안 등에 관해 논의한다.

아직 구체적인 화두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 위원장이 노동계 출신으로 새 정부의 부름을 받았고, 김 위원장이 현재 노동계를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정책 현안과 관련한 얘기가 오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에 따르면 오는 12일에는 문성현 신임 노사정위원장이, 다음 날인 13일에는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이 각각 대한상의소를 찾아 노사정책 현안 등에 관해 논의한다.

특히, 지난달 31일 기아자동차가 노조와 벌인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 재판에서 패소한 직후 대한상의 측이 재판부의 판결과 관련해 "대법원이 제시한 신의칙을 부정한 것이며 노사 당사자가 합의해 온 임금 관행을 스스로 부정하고, 양측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 바 있어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관해 나름의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 대표 단체와 노동계의 대화를 두고 재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박 회장이 최근 보여준 행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를 방문해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이혜운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전달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면담에 나서는 등 '재계 대변인'을 자처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한상의는 지난 6월 첫 방미 경제인단 선정과정을 주도한 것은 물론 한 달 후인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를 주도하며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회의소가 재계 대표 단체로서 활발한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계 관계자들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재계 대표 단체로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위기 상황에 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4대 그룹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매우 높다"라면서 "안에서는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 이후 제조업 전반에 연쇄적으로 추가 소송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고, 밖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수출기업들이 기약 없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크다고 해도 재판부의 판결이나 사드 배치와 같은 외교적 문제에 관련해 개별 기업에서 가타부타 명확하게 견해를 드러내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라며 "대한상의가 재계 대표 단체로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위기 상황에 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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