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박인규 DGB금융지주(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입건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최근 박 회장의 '자진 사퇴설'이 나왔던 만큼 경찰 조사에 따라 박 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방경찰청은 5일 박 회장을 비롯해 은행 간부 5명을 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회장에게는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한 이날 오전 10시 10분쯤부터 대구은행 제2본점 행장실과 부속실, 박 회장의 자택 등 12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성동 본점은 지난해부터 건물 리모델링 공사로 2본점이 본점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회장 등은 2014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대외영업활동과 직원격려 등을 목적으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상품권 규모가 33억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수수료를 제외한 31억4000만 원을 개인 용도 등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대구은행이 '상품권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투서를 받고 내사를 진행해왔다. 이는 지난해 말에도 금융감독원에 접수돼 당시 금감원이 검사를 진행했지만, 상품권 구매 절차에서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은 전달받은 게 없다"며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박 회장이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게 됐다. 최근 대구은행은 비정규직 여직원 성추행 사건,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박 회장이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교체설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하지만 박 회장은 사퇴설을 일축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을지연습 상황보고회에서 직원들에게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기 전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한편 2014년 취임한 박 회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해 2020년 3월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