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초=장병문 기자] 대림산업이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마지막으로 추진되는 서초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시공자로 선정됐다. 대림산업은 압도적으로 신동아 아파트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은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저조한 득표율로 굴욕을 맛봤다.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대림산업이 현대산업개발을 따돌리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특히 대림산업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총 1061명의 조합원 가운데 95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출석 조합원 가운데 717명이 대림산업에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자 선정 투표 참석률은 89.5%로 집계됐다. 애초 총회에 불참하겠다는 일부 조합원들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조합원이 총회에 참석했다. 총회 결과가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조합원 50% 이상 참석해야 하는데 90%에 가까운 참석률을 보였다.
특히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950명 중 717명이 대림산업에, 200명이 현대산업개발에 표를 던졌다. 대림산업의 득표율은 75.4%인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21.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무효 또는 기권한 조합원은 33명이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표차만 봐도 굴욕적인 패배"라고 말했다.
신동아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난 50대 남성 조합원은 "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사업자 선정에 열의가 없어 보였다. 지난달에는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이 조합원들을 만나며 홍보 경쟁을 벌여오다가 이달 들어서는 현대산업개발이 홍보활동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은 '들러리'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들도 대부분 엇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수주전 승리에 필요한 의지나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신동아 아파트 조합원들이 현산의 홍보가 미흡했다고 생각했다면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열심히 대응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등의 재건축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입찰제안서가 공개되면 업체들은 수주 가능성을 분석한다. 입찰제안서 비교를 통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나서고, 그렇지 않으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길 수 없다는 내부 판단에 전략적으로 대응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하반기 실적과 주가 회복을 위해 강남 재건축 사업 수주가 중요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수주잔고가 21조 원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다"며 "기존에 수주한 서울 개포동 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을 비롯해 대규모 단지의 착공이 실적증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올 하반기 수주를 확보할 경우 내년 하반기 이후 실적증가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사업 규모 3200억 원대의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 실패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대림산업과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컨소시엄(공동참여)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초입찰 조건으로 구청이 반대의 뜻을 전했고 조합도 입찰 조건에 컨소시엄 불가 방침을 내걸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컨소시엄 구성으로 과열 경쟁에 따른 손실과 미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 공동참여를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은 건설사 간 경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대림산업은 입찰제안서에 공사비 3.3㎡당 474만226원, 사업비 620억 원 무이자 대여, 전체 12개 동 1346가구, 주차는 가구당 1.84대 등을 제안했다. 대림산업은 이 단지에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ACRO)'를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