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 시각장애인에 빛을 주다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들이 더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공개했다. 김찬홍 한빛맹학교 교사가 릴루미노를 사용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릴루미노,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다. 또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개발한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앱)의 명칭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더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를 공개했다. 이 앱은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에 무료로 내려받아 '기어 VR'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기어 VR'에 장착된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변환 처리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이날 삼성전자는 대다수(92%) 시작장애인이 여가시간에 TV를 시청한다는 통계를 보고 '릴루미노'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이 과연 TV 시청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80% 이상의 시각장애인이 빛과 명암을 구분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됐고, 그들이 더 편하게 TV 시청을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받았다.

릴루미노 독서모드(위)와 부분시야모드 적용시 효과를 보여주는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릴루미노'의 ▲윤곽선 강조 ▲색 밝기·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색상필터 기능은 백내장, 각막혼탁 등 질환으로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맹(시력이 0으로 빛 지각을 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을 제외한 1급에서 6급의 시각장애인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릴루미노'를 실행하면 기존에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릴루미노'는 1000만 원이 넘는 기존의 시각 보조 기기와 성능은 유사하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만약 '갤럭시S7'과 '기어 VR'을 모두 구매하더라도 90만 원대에 '릴루미노'를 사용할 수 있다.

김찬홍 한빛맹학교 교사는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학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보행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들의 여러 생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개발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가 릴루미노를 포함한 C랩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시각장애인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릴루미노'는 삼성전자의 'C랩' 과제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C랩'에는 75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총 180개 과제를 수행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C랩' 과제 중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임직원들이 독립해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회사 차원의 지원을 받고 성과를 낸 사례가 바로 '릴루미노'인 것이다.

'C랩' 과제는 원칙적으로 1년 후 종료되는데, '릴루미노'는 이례적으로 1년 더 후속 과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릴루미노' 팀은 VR에서 더 발전된 안경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어 VR' 전용 '릴루미노'도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불편사항을 지속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릴루미노'는 전 세계 2억4000만명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이라며 "후속 과제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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