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선고 앞둔' 李 부회장, 朴 전 대통령 공판 '득'일까 '실'일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 기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는 17일과 18일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삼성 승마 지원 의혹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증인들이 신문을 앞두고 있어 이들이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선고 기일(25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특검이 '뇌물죄' 공범으로 지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출석하는 증인들의 진술에 법조계는 물론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5가지 혐의(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가운데 나머지 혐의 적용의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는 '승마지원'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증인들이 진술이 이 부회장의 형량을 결정짓는 재판부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17일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장을, 18일에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증인으로 소환한다.

이 전 본부장은 최 씨가 독일 현지에 세운 코어스포츠에 삼성이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계좌 개설 등을 도운 인물로 이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죄 혐의와 관련 있다. 특검은 삼성전자가 이 전 본부장을 통해 국외 계좌를 개설하고 불법적으로 최 씨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지만, 삼성 측은 해당 계좌가 한국의 KEB하나은행 삼성타운 지점에서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개설된 것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한다.

박원오 전 전무는 앞서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왼쪽)의 훼방으로 삼성의 올림픽 지원 계획이 변질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증인은 최 씨의 '키맨'이자 이번 삼성의 '승마 지원 의혹'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박 전 전무다. 최 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 의혹에서 특검과 삼성 양측이 첨예하게 견해가 갈리는 부분은 '삼성에서 비선의 실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다.

특검은 지난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1차 독대 때부터 삼성에서 최 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삼성 측은 2015년 7월 29일 대한승마협회의 올림픽 지원 방안 마련 등을 목적으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독일 출장을 갔을 당시 박 전 전무를 만나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맞선다.

지난 5월 31일 진행된 이 부회장의 21번째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전무는 법정에서 "박 전 사장을 독일에서 만났을 당시 최 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되레 박 전 사장이 먼저 정유라를 포함한 올림픽 지원 계획에 관해 언급했다"라면서 삼성 측 주장과 다른 진술을 하면서도 "삼성에서는 정유라 외에도 5명의 승마 선수들에 대해서도 지원을 계획했다"라며 사실상 최 씨의 훼방으로 삼성의 올림픽 지원 계획이 변질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2017년 5월 31일자 <이재용 재판, 승마 의혹 '키맨' 박원오 "삼성, 정유라만 신경 쓴 것 아냐"> 기사 내용 참조)

삼성 측은 지난 2015년 7월 29일 대한승마협회의 올림픽 지원 방안 마련 등을 목적으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독일 출장을 갔을 당시 박원오 전 전무를 만나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오는 18일 박 전 전무의 증인신문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박 전 전무가 삼성에서 애초부터 정유라 개인을 위한 지원 계획을 세웠다고 태도를 달리한다면, 삼성 측의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지만, 박 전 전무가 그간 진술을 번복해 최 씨의 실체를 삼성에 전달한 것을 인정할 경우 4개월 동안 특검이 줄곧 주장해 온 '삼성→청와대→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죄 연결고리는 설득력을 잃게 된다.

특히, 삼성의 승마지원 의혹은 이 부회장의 구형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사실상 구형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재산국외도피죄 혐의가 적용될지를 결정짓는 요소다. 박 전 전무가 앞서 이 부회장 재판에서 코어스포츠 용역계약 부분에 관해 "(정유라 외에) 다른 선수들이 독일에 오게 되면 새 코치진도 짜고 하면, 프로젝트 수행이 원활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라며 컨설팅 회사의 실체가 없다는 특검 주장에 반박한 바 있다. 재판부가 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삼성이 정유라 개인을 위해 실체가 없는 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했다'는 특검 주장의 기본 전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편,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 대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재판은 지금까지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던 방식과 달리 기일 전에 방청권을 추첨, 배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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