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여의도=서민지Ⅱ 기자] 금융 당국이 대기업 총수들이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31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 2월 보험·증권·카드 등 국내 2금융권 190개사를 대상으로 착수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당국은 국내 대기업 총수들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당초 은행 및 금융지주, 저축은행에 대해 2년에 한 번 진행되던 심사는 지난해 8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2금융권까지 확대됐다. 이는 비은행 금융사의 실질적 지배자를 밝히고, 자격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차투자증권·현대라이프생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 등의 총수가 심사 대상이 됐다.
금감원은 이들이 법 시행 이후 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금융 관계 법령을 어긴 사실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를 진행 중이나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며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9월 말까지는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주주 적격성 여부 판단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을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 해당 법 제정 당시 특경가법 위반 여부가 심사 기준으로 담겼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진 바 있다.
특경가법 위반 여부가 심사 기준에 포함될 경우 형법상 뇌물과 특경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를 선고받고 형이 확정될 경우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상속 때 문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