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명동=서민지Ⅱ 기자]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은행권에서 사회공헌에 가장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매년 '배당 잔치'를 벌이며 배당금 전액이 해외에 넘어가고 있어 '먹튀' 꼬리표를 달고 있는 만큼 비판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국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16 은행 사회공헌활동보고서' 분석 결과 시중은행을 포함한 21개 금융기관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액은 총 40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651억 원)보다 13.9% 줄어든 수치다.
은행권이 매년 호실적을 이어간 것과 달리 사회공헌에는 점점 무심한 반응이다. 실제 금융기관은 2012년 총 6990억 원을 사회공헌비로 썼지만 2013년 6105억 원, 2014년 5146억 원, 2015년 4651억 원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은행의 경우 사회공헌에 더욱 인색하다. 지난해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사회공헌 활동 금액으로 각각 26억 원, 28억 원을 썼다. 이익 대비 사회공헌비율은 각각 1.12%, 1.72%에 불과해 은행권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NH농협은행이 923억 원으로 가장 많은 사회공헌활동비를 썼고, 이외의 주요 시중은행도 우리은행 514억 원, KB국민은행 463억 원, 신한은행 366억 원, KEB하나은행 243억 원 등이었다. 이들 시중은행은 순익 대비 평균 3.9%가량을 사회공헌에 썼다.
사회공헌에 인색하면서 외국계 은행을 둘러싼 편견 또한 커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외국계 은행은 실적 부진에도 고배당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배당금 전액이 해외로 보내져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올해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배당금은 각각 1146억 원, 800억 원이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각각 49.8%, 35.6%로 시중은행의 평균 배당성향 32.03%보다 높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씨티은행의 경우 순익 절반가량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씨티은행은 배당성향이 지난 2015년, 2016년 각각 45.4%, 41.6%로 계속해서 40%대를 이어가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2015년 적자에도 배당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외국계 은행은 본국으로 배당금을 보내기 때문에 자본 우려 유출이 잇따라 제기돼왔다. 실제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배당금 전액을 해외 주주인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타드그룹에 보냈다. 이에 따라 한국 투자 및 사회공헌에는 관심이 없고, 이익만 빼간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들이 순익 대비 3% 정도를 사회공헌에 하는 것에 비해 1%대는 지나치게 적은 것 같다"며 "은행들의 순익이 늘고 있는 만큼 사회공헌 또한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