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대한상의=황원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정 노력을 약속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 협회)에 오는 10월까지 '프랜차이즈 상생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위와 같이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법을 통한 강제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지속 가능성도 떨어진다"며 "현실적인 관행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간의 자율적인 기준이 필요하므로 프랜차이즈 협회와 가맹점주들이 함께 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할만한 자율 상생 모범 기준을 10월까지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기영 프랜차이즈협회 회장(짐월드 대표)을 비롯해 이범돈 수석부회장(크린토피아 대표), 이규석 수석부회장(일승식품 대표), 송영예 수석부회장(바늘이야기 대표), 김익수 부회장(채선당 대표), 김영철 부회장(놀부 대표), 신신자 부회장(장충동왕족발 대표) 등 7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앞서 박 회장이 공정위원장 면담을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가맹분야 불공정 행위 근절 대책'을 발표한 후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유통하는 50개 필수물품 유통 마진 등을 공개하고 로열티에 기반한 프랜차이즈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프랜차이즈 협회는 19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잘못된 관행 개선에 나서겠다며 공정위원장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유통ㆍ광고 등으로 마진을 챙기는 한국식 프랜차이즈 구조를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이 도입된 후 40년이 지났고 현재 업계 종사자만 80만명이 넘는다"고 인정하면서도 "가맹본부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양질의 일자리 제공하던 고유 장점은 사라지고 ‘갑질 논란’ 등 착취하는 이미지만 부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가맹산업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이 질적으로 성숙되지 않았고 제도적으로 가맹점주 보호 장치도 사각지대가 있다"며 "새롭게 진화하는 각종 프랜차이즈 문제는 산업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프랜차이즈 협회가 가장 우려하는 필수품목 정보 공개에 대해서도 부연설명 했다. 그는 "공정위는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기관이지 민간기업의 자율성까지 훼손하지 않는다"며 "일반 대중에게 영업기밀인 필수품목 정보를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위에 필수 자료를 공개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협회와 논의 한 후 가맹본부가 제출한 자료의 공개 수준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분명한 것은 프랜차이즈 협회의 자율적인 노력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공개 수위도 낮아질 것"이라며 "앞서 공개한 '가맹분야 불공정 행위 근절 대책' 중 법을 새로 만들거나 시행령을 규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기 전인 10월까지 협회 차원에서 모범 규정을 마련한다면 규제 수위를 높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유통마진이 아닌 매출액 또는 이익 기반의 로얄티 수익 구조, 물품구매에서의 사회적 경제 실현 등 좀 더 선진화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프랜차이즈 협회는 △필수물품 정보 공개 이전 로열티 문화 정착 △가맹사업자 등록 기준 강화 △가맹사업 혁신위원회 구성 △가맹사업자 피해보상 공제조합 설립 △불공정행위 감시센터 및 피해예방 센터 설치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업자간 상생협력 강화 등 6대 건의사항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