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울중앙지법=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부의 구인장 발부에도 또다시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19일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42번째 재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특검은 "오전 서울구치소를 통해 증인신문을 위한 구인영장 집행을 시도했다"라면서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재차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영장 집행에 불응해 결국 구인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전날(18일)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건강상태와 형사사건 재판 진행 등을 이유로 증인신문 기일에 출석하기 어렵다'라는 취지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반면, 같은 날 특검은 "재판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구인장을 발부한 만큼 구인하는 쪽으로 추진하겠다"라며 강제구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2월 1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 면담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두 사람의 대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박 전 대통령의 출석 거부로 '법정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게 재차 법정 출석을 요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일 다시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본인 형사사건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출석을 거부할 수 있다"라며 "더욱이 재판부가 이미 내달 초 이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 기일을 예고했고, 또 다른 핵심 증인인 최순실에 대한 증인신문과 피고인 신문, '공방 기일' 등 후반부 주요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확정한 만큼 검찰 신문 조서로 증인신문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전날 "최순실 씨 측으로부터 오는 26일에만 출석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날 최 씨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겠다"라며 증인신문 일정을 확정했다.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은 오는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고 다음 달 1일과 2일 '공방 기일'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은 내달 4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