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소비자들은 수입 생수를 적정한 가격에 구매하고 있을까. 최근 수입 생수의 수입원가를 조사한 결과 30원에 수입된 생수가 통관 후 23배나 뻥튀기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은 14일 주요 소비생활 수입가공식품 6개 품목군(18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국내산과 비교분석한 결과, 수입산 가격이 국내산보다 1.2~3.0배 높았고, 수입산의 '통관 후 수입가격' 대비 '판매가격'은 최대 6.6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주산 생수(100g)는 30원에 수입된 후 22.5배나 올려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수입가공식품 판매가격은 국내산 동일 품목군 대비 1.2배~3.0배 비쌌다.
생수, 맥주, 아이스크림, 주스, 과자, 소스 등 6개 가공식품군의 수입 및 국내산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모두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1.2배~3.0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가격수준이 가장 높은 품목군은 생수로 국내산보다 약 3.0배 높았고, 이어서 맥주·아이스크림 1.7배, 주스·과자 1.3배, 소스 1.2배 순이었다.
세부품목별로 살펴보면, 가장 비싼 품목은 '일반생수(먹는샘물)'로 수입산이 국내산의 7.5배로 나타났고, '아이스크림(바형)' 6.0배, '탄산수' 2.8배 순으로 나타난 반면, '초코칩 쿠키' '파스타소스(크림)'은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저렴했다.
소비자원은 "조사대상 중 올해 수입가격과 비교 가능한 5개 품목의 통관 후 수입가격과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가격 차이가 가장 큰 품목은 생수로 약 6.6배 차이, 맥주 6.5배, 소스(마요네즈) 4.0배, 소스(케첩) 3.2배, 주스(오렌지주스) 2.0배 순이었다"면서 "특히, 생수의 경우 원산지별로 최대 22.5배~최소 3.1배 차이가 났고, 맥주는 최대 10.6배~최소 5.3배 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식품시장에서 수입식품의 점유율은 절반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수입가공식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원은 FTA 발효국(9개)의 주요 수입소비재 99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동 수입소비재의 판매가격 동향 등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관계 당국에 정책 참고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의 이번 발표에 한 소비자는 "해도 너무한 것 같다. 완전히 속은 느낌"이라며 "이윤을 남기는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적당한 수준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 소비자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