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에 경영 논란까지 시험대 오른 1위 쿠팡…위메프·티몬 반격

소셜커머스 1위 쿠팡이 쿠팡맨 처우 논란, 정규직 임금 체불 등 크고 작은 악재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사진은 쿠팡 사옥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타워 730.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3사'로 불리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 쿠팡, 티몬, 위메프가 서로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던 쿠팡은 쿠팡맨 처우 논란, 정규직 임금 체불 등 크고 작은 악재를 겪으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는 차별화 전략과 가격 경쟁력 강화로 꾸준히 내실을 다지는 중이다.

◆ 시험대 오른 '1위' 쿠팡

쿠팡은 자체배송 인력인 쿠팡맨 부당해고, 임금체불 논란, 외국인 임원 임명 등으로 술렁이고 있다. 특히, 쿠팡맨을 주력 서비스로 내세웠던 만큼 이번 위기가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0년 이후 '쿠팡맨' '로켓배송' 등으로 소셜커머스 1위에 오른 쿠팡은 최근 갑작스러운 한계에 부딪혔다. 지난해 4월 본사 직원의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진 후 쿠팡맨 부당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외국인 임원 임명으로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샀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5600억 원대로 티몬 1585억 원, 위메프 636억 원에 비해 월등히 많다.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투자금 1조1000억 원은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에 따르면 쿠팡은 포괄임금제 임금지급계약을 통해 쿠팡맨들에게 일부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해오지 않았다. 전체 쿠팡맨 2200명의 3년 치 미지급 수당은 7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쿠팡은 잘못을 인정하고 미지급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그간 도마에 올랐던 쿠팡맨 처우 문제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현직 쿠팡맨 75명이 "대량 해고에 따른 고용 불안을 없애달라"며 서울 광화문 국민인수위(인수위)에서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전체 쿠팡맨의 9.7%인 218명을 특별한 사유 없이 계약해지하고, 근로자 과반의 동의 없이 임금삭감을 단행했다.

정규직 전환율도 논란이다. 쿠팡은 3년 전 쿠팡맨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해 업계에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쿠팡맨들에 따르면 2237명의 쿠팡맨 중 정규직은 828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쿠팡은 최근 인사담당 주요 임원으로 아마존 출신 캐런 러비를 임명했다. 이는 지난 4월 임금 체불 등의 논란에 대해 "인사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던 쿠팡의 태도와 상반된 것이다. 회사 내부에는 국내 노사문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 임원이 현실적인 인사정책을 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각종 논란은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 12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쿠팡의 순방문자수는 977만 명으로 이커머스 6개 업체(11번가, 지마켓, 옥션, 위메프, 티몬, 쿠팡)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쿠팡의 월방문자수가 90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 논란에 대해서 "중도 계약해지는 단 한건도 없으며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업계 내에서 유일하게 100% 배송직영제로 운영되는 로켓배송이다"며 "쿠팡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위메프(사진)와 티몬 등 경쟁 업체들은 데이 마케팅, 여행 서비스 등 각각 특화된 서비스로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 바짝 추격하는 티몬·위메프

쿠팡이 주춤한 사이 경쟁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 기준 위메프와 티몬은 5월 전달 대비 순방문자수가 늘었다. 각 사 방문자수는 1162만명, 1005만명으로 쿠팡에 비해 100~200만명 많은 수치다.

위메프의 경우 '데이(Day)'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메프는 '66데이' '뷰티데이' '반려동물데이' '55데이' 등 특정 시간이나 요일에 특가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66데이'에서는 2만5000여 파트너사 중 484곳이 올해 일 최대 거래액을 달성했다. 5월 황금연휴 기간에 진행한 '55데이'에서는 창사 이래 최대 주말 매출을 달성했고, 지난 1월 11일 진행한 '111데이'에서는 하루 최대 판매량 신기록인 254만건을 돌파했다.

특가전이 호응을 얻자 이에 참여하고자하는 파트너사 문의도 두 배로 뛰었다. 위메프는 파트너사들의 투데이특가, 타임특가, '위메프 데이' 등 특가 기획전에 특가상품 판매를 제안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14일부터 신청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4월 2주간 22건이었던 제안 건수가 '55데이'를 지나며 5월 10일 이후 2주간 두 배로 늘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월 진행하고 있는 파격특가 행사 효과로 고객이 만족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위메프 특가 기획전의 매출 증대 효과가 알려지며 파트너사들이 먼저 특가 상품 판매를 제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선순환 효과가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송부문에서도 '원더배송'을 강화했다. 원더배송은 고객이 평일 오후 10시 전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9700원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위메프에 따르면 최근 원더배송 달성율은 96.0%에 이른다.

티몬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절반 이상 줄이며 내실을 다졌다. 또한, 분리돼 운영했던 전략부문과 영업부문을 통합하고, 유한익 CBO(최고사업책임자)가 총괄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주력 서비스로는 '여행'을 선택했다. 국내 12개 여행사와 손잡고 최저가 항공권 예약발권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4월 한 달 간 예약자 수는 14만명으로 오픈 첫 달 대비 230% 증가했다.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다구간 최저가 항공권을 추천해주는 '다구간항공권'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는 앞서 지난 5월 항공 예약 서비스 스타트업 '플라이트그래프' 인수에 따른 결과다. 당시 티몬은 "플라이트그래프 인수로 맞춤형 자유여행을 위한 항공예약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티몬 관계자는 "직항 항공권은 물론 다구간 항공권에서도 자유여행객이 만족할 수 있는 조합을 제공할 것"이라며 "티몬은 혁신적인 여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내놓은 '슈퍼마트'에도 집중하고 있다. 티몬은 2015년 생필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슈퍼마트를 시작했다. 현재 1만종 이상의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앞서 7일에는 리뉴얼과 함께 슈퍼예약배송 지역을 확대했다. 올해 1월 선보인 신선식품의 경우 월 평균 8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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