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나쁜 치킨 안 먹어" 소비자에 양계협회까지 불매운동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가운데 소비자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나쁜 치킨, 비싼 치킨은 불매하겠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혼란을 틈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치킨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의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까지 겹치면서 불매운동에 불이 붙었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는 지난달 1일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12.5% 올리는 등 10개 품목 가격을 한 차례 올렸다. 이어 이달 초 20개 제품 가격을 900원~2000원 기습 인상했다. 별도의 공지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가격 인상이었다.

당시 BBQ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점주들은 "오히려 가격 인상이 부담"이라고 반박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에서 물류비용으로 점주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본사에서 원부자재 등의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소비자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BBQ 보다 맛있는 치킨도 많으니 다른 제품을 사먹겠다(audr****)", "가맹점주를 내세워 본사 배불리기에 나선 BBQ는 먹지 않는다(dkijw****)", "어짜피 치킨은 많다. 동네 치킨 먹겠다(wikiw****)"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지난 3월 가격을 올리려다가 여론의 반발로 철회해놓고 2개월 만에 기습 인상했다"며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은 말이 안 된다.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반발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또는 기사 댓글로 불매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캡처

급기야 대한양계협회 등 가금류 생산자단체들도 나섰다. 생산자단체는 12일 치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생산자단체는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되는 닭고기 값은 연중 동일하기 때문에 AI로 인한 가격변동으로 치킨 값을 올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닭고기 유통 원가와 부대비용,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마리당 2만 원은 폭리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특히, AI 발생으로 닭고기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 위축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최 회장은 지난 9일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큰 심려를 끼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으나 불매운동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에는 "호식이 불매운동 동참한다"는 댓글이 수십 개씩 달렸으며, "불매운동으로 경각심을 주자(akldz****)", "엄벌에 처해야한다(did****)" 등 최 회장의 행보를 비판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실제 호식이두마리치킨 점주들에 따르면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부 매장의 매출이 반토막 났다. 한 점주는 "하루 평균 100건이던 주문 전화가 40~50건으로 줄었다"며 "소비자들이 전화로 항의를 하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매운동에도 치킨 값은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교촌치킨은 이달 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으며, KFC는 앞서 이달 초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0%까지 올렸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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