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금융위 증인 3인 "청와대 압력 없어"…특검 '빨간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지난 2016년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건과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금융위원회 소속 증인들이 특검의 공소내용과 달리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압력도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소속 증인들이 "청와대의 압력은 없었다"라는 공통된 진술을 하면서 특검 공소내용의 설득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26번째 재판에서는 손병두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016년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이슈와 관련해 본건 재판에서 금융위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지난 7일 김정주 금융위 사무관과 전날(8일) 김연준 금융위 전자금융과장에 이어 세 번째다.

지금까지 25차례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 공소장에 기재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 특검은 이들 증인에 대한 신문을 통해 이 부회장이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과정에서 삼성생명 지주사전환 성사를 청탁하고, 청와대가 금융위에 '입김'을 행사한 정황을 밝혀내고자 총력전에 나섰다.

특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월 삼성은 금융위에 검토 의뢰를 한 지 3개월여 만에 지주사 전환 추진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특검은 금융위에 반대에도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 추진 계획을 보류하기 직전까지 지속해서 계획을 추진한 데는 금융위를 향한 청와대의 압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 계획 수립의 근본적인 목적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있었고, 이를 위해 청와대로 하여금 금융위가 지주사 전환 계획 승인을 허가하는 방향으로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청탁했다는 것이다.

손병두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비롯해 김정주 금융위 사무관과 김연준 금융위 전자금융과장 등은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순환출자 전환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어떤 특정한 지시도 받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3일에 걸친 증인신문 과정에서 순환출자 추진 건과 관련해 특검이 주장하는 '삼성(이 부회장)→청와대(박 전 대통령)'의 청탁 연결고리를 증명할 만한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

손 전 국장은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금융위 상급자는 물론, 청와대를 비롯한 조직 외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본건 검토 사항에 대해 특정한 방향으로 추진하라는 식의 지시를 받은 적 없다"라며 "2016년 3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청와대 회의에서 만난 이후에도 청와대 지시 사항 등을 별도로 전달받은 바 없고, 금융위 검토 결과에 대한 수정 요구도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김연준 과장이 "삼성생명 지주회사 전환 검토 과정에서 (상급자인) 손 전 국장은 물론 삼성과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금융위 검토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도록 요청받은 바 없다"고 진술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손 전 국장은 또 삼성에서 지주사 전환 계획 추진 목적에 대해서도 "삼성에서 추진하려던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은 법에 저촉되지 않은 것은 맞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비난이 뒤따를 수 있는 만큼 금융위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그러나 지주사 전환 추진 목적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있었는지, 아니면 삼성 측의 주장대로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통한 지부구조의 투명화와 금융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에 있었는지는 금융위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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