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선도' 외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1조 클럽' 달성은 언제?

김용환 NN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20년까지 금융업계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우면서 그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농협금융 제공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농협금융) 회장이 2020년까지 업계 선도권 진입을 목표로 세우고, 올해 '1조 클럽' 달성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부실 여신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던 만큼 올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지주 내 은행·보험·증권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5일 'CEO 토론회'를 개최하고 혁신 방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농협금융은 업계 상위권사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이달 중 완료하고, 다음 달에 혁신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연임하면서 농협금융의 재도약을 위해 각 계열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혁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계열사들은 2020년까지 업계 상위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혁신방안을 법인별로 준비했다.

이날 토론회는 늦은 밤까지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빅배스(부실채권정리)'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만큼 재도약에 대한 절박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계열사 CEO들에게 "지난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만큼 이제는 농협금융을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의 반석 위에 올려놓도록 하겠다"며 "농업·농촌에 든든한 힘이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농협금융지주 내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은 5일 CEO 토론회를 개최하고 혁신 방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더팩트 DB

농협금융이 당장 이뤄내야 하는 것은 순익 1조 원 달성이다. 김 회장은 올해 목표이익을 6500억 원으로 설정해놨는데,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구 명칭사용료) 등을 감안하면 1조 원대의 순익을 내야 한다.

3년 내 상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1조 클럽'이 선행돼야 하기도 하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충당금 부담으로 3210억 원의 순익을 냈고, 2012년 지주 출범 이후 순익 1조 원대를 넘은 적이 없다. 4대 금융인 신한금융지주(2조7748억 원), KB금융지주(2조1437억 원), 하나금융지주(1조3451억 원), 우리은행(1조2613억 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주요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카드의 수익성 향상도 주요 과제다. 대부분의 금융지주사가 은행·카드 중심으로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은행·카드 부문의 무게감이 크지 않은 편이다.

실제 김 회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금융사와 비교했을 때) 은행과 카드 쪽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그쪽에서 많이 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김 회장의 행보가 농협금융의 재도약은 물론 김 회장에 대한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 채권을 모두 처리한 만큼 올해는 진정한 경영능력을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업계의 관심이 주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4월 농협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1년 뒤 재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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