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세계 최초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인 신약 '인보사'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검찰에 고발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어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티슈진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의 퇴행성 관절염 동종 세포 유전자 치료제로 이웅열 회장이 필생의 역작으로 꼽는 신약 제품이다. 정상 연골세포와 형질 전환 연골세포를 3대 1 비율로 혼합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약품으로 무려 20년 가까이 인고의 세월을 보낸 끝에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치료제와 달리 통증과 기능, 관절 구조 개선의 효과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장점을 지녀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지난 4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에서 제품 출시를 앞둔 심경을 밝히며 "인보사에 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벅찬 감격을 나타낸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998년 인보사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19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안전처에 인보사 신약 품목 허가를 신청했고 그해 11월 일본에 인보사 기술 수술 계약을 5000억 원 규모에 맺었다. 코오롱이 인보사 개발에 투자한 금액이 1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달 중으로 인보사가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게 되면 마침내 오랜 연구개발을 끝내고 하반기부터 국내 시판에 들어가게 된다. 인보사는 올해에만 국내 환자 약 2000명에게 쓰일 예정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인구 고령화와 비만 인구 증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500만 명, 해외 4억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보사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는 '호사다마'란 말처럼 이웅열 회장에겐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4월 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았다. 그 기간 조사4국은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티리, 이웅열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에서 자료를 수거했다.
당시 국세청은 세무조사 종료일을 앞두고 조사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나 회사의 비자금이 포착됐거나 탈세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지난 2014년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고인이 보유했던 지분이 이웅열 회장 등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탈루한 혐의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 101만 3360주 가운데 40만 550주가 이웅열 회장에게 상속됐다. 고인의 딸 5명에게도 각각 12만2562주가 상속됐다. 이웅열 회장이 상속받은 주식 가치는 약 95억 원이다.
또 코오롱의 적자 계열사인 코오롱아우토가 비자금 창구로 이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코오롱아우토(구 네오뷰코오롱)는 지난 2001년 그룹에 편입돼 2015년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하면서 매년 300억 원가량을 지원받았다. 그런데 코오롱아우토는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오롱아우토에 대한 투자가 비자금 조성과 연관된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무조사가 끝난 뒤인 지난해 10월 법인세 탈루로 총 742억9000여만 원 추징금을 부과받았고 올해 이웅열 회장이 검찰 고발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코오롱 측은 이웅열 회장의 검찰 고발 소식에 대해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고 이웅열 회장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에 대해서도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다"며 사실상 답변 거부를 명확히 했다.
앞서 코오롱은 이명박 정권 시절 수혜 받은 기업으로 꼽히면서 박근혜 정부의 사정 대상 기업이 됐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코오롱은 지난 2013년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핵심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이 393억2000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코오롱은 신약 인보사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세무조사 여파의 불똥이 이웅열 회장에게 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너리스크 우려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