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자정 지나 끝난' 이재용 재판, 갈수록 마라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마라톤 재판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문병희 기자

5월 말이 되면서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가 벌써 절반 가까이 흘렀다는 걸 날씨를 통해 알 수 있는 요즘입니다. 또 하나, 지난해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던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재판들이 본격화되면서 그만큼 시간이 꽤 흘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도 100일이 지났습니다. 이번 [TF비즈토크]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진행 소식으로 시작해보죠.

맑은 날씨 속에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 소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차세대 융·복합 게임쇼 '플레이엑스포'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행사 현장 분위기를 전해 듣기에 앞서 '피츠 수퍼클리어', '갤럭시노트7' 리퍼폰 등 주류와 IT 업계의 주요 이슈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마라톤 재판'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26일 진행된 19번째 재판은 자정을 지나 오전 1시가 다 돼서야 끝나면서 종전 최장 종료 시간 기록인 오후 11시 40분을 넘어섰는데요. 해당 재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6일 재판은 재판 시작 16시간 만인 27일 오전 1시쯤 끝났다. /문병희 기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 16시간 공방

-이재용 부회장의 19번째 재판이 시작 16시간 만인 27일 오전 1시쯤 끝났다고 합니다. 국정농단 사범 재판 중 최장기록인데요. 점심, 저녁 시간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12시간가량 재판을 한 셈인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후 8시가 넘어가면서 재판부는 물론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과 변호인, 특검, 취재 기자 등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표정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오늘 재판이 오후 7시에만 끝나도 좋겠다"라는 농담 섞인 푸념이 나오기도 했죠.

-'뇌물 공여' 혐의의 핵심 피고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본격화하면서 검찰과 변호인단 모두가 더 바빠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뇌물죄'라는 것이 뇌물을 준 쪽과 뇌물을 받은 쪽 모두에 대한 혐의 입증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죠. 문제는 재판의 효율성인데요. 지난 17일 14시간 동안 진행됐던 14번째 재판에 이어 오후 10시 50분에 끝난 17번째 재판과 이번 19번째 재판에 이르기까지 10시간 이상 진행된 '마라톤 재판' 모두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 모두 삼성과 청와대의 유착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보다 다른 쪽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인데요. 연초에 진행된 특검의 참고인 조사에서 작성된 조서 내용을 재확인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 재판에서는 당시 조사의 공정성을 두고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죠.

-실제로 19번째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특검이 조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죠.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보여준 '정자세'도 관심을 끌었는데요. '마라톤 재판' 때 피고인석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 부회장은 재판 때마다 상당한 집중력을 보여주는데요. 한 달 넘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매번 곧은 자세로 앉아 특검과 변호인 양측 모두의 발언에 집중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이 부회장으로서도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재판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중간중간 미소를 보이며 때로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재판이 오후 10시를 넘기자 지친 기색을 보였죠.

-물론, 이 부회장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부 법원 관계자는 집에 전화를 걸어 "오늘 일찍 가기는 힘들어 보이니 먼저 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는 혼잣말로 일찍 집에 가는 건 진즉에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왔죠. 실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재판부에서 앞으로 진행 경과를 고려해 주 3회에서 주 4회로 재판일정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 모두에게 쉽지 않은 재판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군요.

롯데주류가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가 긴장하고 있다. /롯데주류 제공

◆'스탠더드 시장 진출' 롯데주류 피츠 출시에 업계 1위도 '긴장'

-다음은 주류 업계 소식을 들어보도록 하죠. 롯데주류가 지난 2014년 클라우드에 이어 3년 만에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피츠) 출시를 알렸습니다.

-롯데주류는 지난 24일 피츠 맥주 론칭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피츠를 다음 달 1일 출시한다고 밝혔는데요. 피츠는 앞서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한 클라우드(몰트 100%·알코올 5%)와 달리 몰트 80%에 알코올 도수 4.5%로 맥주 시장에서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스탠더드 시장(국내 맥주시장의 약 60% 추정)을 노린 맥주입니다. 기존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 맥주인 카스, 하이트와 다른 피츠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사업부문 부문장(부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피츠가 추구하는 맛은 '끝까지 깔끔한 맛'"이라고 밝혔습니다. 롯데주류는 피츠를 개발할 당시 깨끗하고 깔끔한 콘셉트를 생각했고, 맥주를 마시고 입안의 잔당이 다른 제품과 비교해 2분의 1 수준으로 최대한 텁텁한 맛을 줄여 클리어한 맛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이 부회장은 "고순도 발효 공법과 수퍼 이스트로 최적의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며 "국산 맥주의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마지막 한 방울에도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롯데주류 측은 맥주를 마시고 3초면 피츠의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시음 행사가 진행됐는데 실제로 피츠를 마셔보니 기존 맥주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유의 '텁텁함'은 조금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깨끗하고 깔끔함을 느낄 수 있었고, 클라우드와 비교하면 조금 '라이트(Light)'했습니다.

-피츠 출시로 한국 맥주 시장이 뜨거워질 것 같은데요.

-네. 롯데주류가 피츠를 앞세워 스탠더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맥주 3사의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업계 2위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 신개념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출시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4.5도로,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하고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과 풍미를 살려낸 것이 특징인데요. 출고가격은 355㎖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용량의 기존 맥주 대비 40% 이상 저렴합니다. 가성비를 앞세운 필라이트는 초기 물량 6만 상자(1상자 = 355ml·24캔)가 조기 매진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업계 1위 오비맥주만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업계 1위 오비맥주는 지난 2년 동안 6개의 신제품을 출시했고, 주력 제품인 '카스'의 병을 지난 1994년 제품 출시 이후 무려 24년 만에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습니다. 최근엔 카스의 중국 진출까지 이어지며 카스만의 차별성과 독보적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고 있습니다.

-오비맥주 관계자에게 "수입맥주의 역공에 이어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모두 신제품을 내놓고 여름을 준비하고 있는데 내부 분위기는 어떠냐"고 물어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사실 내부적으로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맞다"고 말하더군요. "짓궂은 질문일 수 있는데 어느 쪽이 더 신경 쓰이냐"고 다시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굳이 따지자면 최고 수준의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쪽(롯데)이 아무래도 더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단종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리퍼폰으로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퍼폰 출시 임박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마무리되고, 관련 업계가 잠잠해지는 시기인데요.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단종된 '갤럭시노트7'이 부활한다는 소식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갤럭시노트7'이 새로 출시된다는 소식은 이미 여러 번 소개됐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노트7' 재활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리퍼폰' 판매를 처음 언급했습니다. 리퍼폰은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신제품 수준으로 고친 단말기를 뜻하는 것으로, 최근 '갤럭시노트7' 리퍼폰 출시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럼 '갤럭시노트7' 리퍼폰은 언제 출시되나요?

-정확한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가격과 출시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이달 초 삼성전자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갤럭시노트7' 리퍼폰에 대한 전파인증 등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제품의 출시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이죠. 샘모바일 등 외신은 '갤럭시노트7' 리퍼폰의 제품명이 '갤럭시노트FE'로 확정됐다며, 출시 시기는 이르면 다음 달 말에서 오는 7월쯤으로 내다봤습니다. '갤럭시노트FE'에서 'FE'는 팬덤 에디션(Fandom Edition)의 약자라고 하네요.

-그럼 리퍼폰은 기존 제품과 똑같은 사양을 갖추는 건가요?

-'갤럭시노트7'은 당시 최고 수준의 사양과 홍채인식 기능 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리퍼폰에서도 기본적인 사양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터리 용량이 3500mAh에서 3200mAh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전성 문제가 있었던 제품인데 소비자들이 좋아할까요?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대화면에 S펜 기능이 있어 마니아층이 두껍습니다. 그만큼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기다리는 소비자도 많겠죠. 스마트폰 공동 구매 사이트 등에서는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리퍼폰은 가격이 더 저렴한 만큼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닌데요.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리퍼폰 출시가 앞서 출시된 '갤럭시S8' 시리즈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8'의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로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에 대한 우려인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출시 시기를 놓고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일단 출시 시기, 가격, 출시국 등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그때 가서 한 번 더 다뤄보도록 하죠.

2017 플레이엑스포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가운데 관람객들이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덕인 기자

◆'2017 플레이엑스포' 게임의 미래를 만나다

-이번에는 게임 분야 이야기를 해봅시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17 플레이엑스포'가 진행 중이라고 하던데 어떤 행사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경기도가 주최하는 게임 전시회인 '플레이엑스포'는 게임을 포함해 즐길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포괄하는 '플레이'(Play)와 전시회를 뜻하는 '엑스포'(Expo)' 발음이 담긴 'X4'를 조합한 합성어를 뜻합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행사지만 그간 명칭이 여러 번 바뀌어 생소할 수도 있는데요. 지난 2009년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로 시작해 지난 2013년 '굿게임쇼 코리아'를 거쳐 지난해부터 '플레이엑스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많은 가상현실(VR) 게임들이 나왔다고 하던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올해 초 '포켓몬고'가 국내 출시되면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다양한 관련 게임들이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2017 플레이엑스포'에서는 특히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머리에 쓰고 즐기는 가상현실 게임이 많이 보였는데요. 가상현실 게임은 이용자가 다른 공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제공하기 때문에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원지 놀이기구 등 다양한 장치를 더 해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려는 추세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는 관람객 중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었다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부 참가 업체들이 관람객들의 위생을 고려해 가상현실 게임 체험 전 1회용 위생 마스크를 하나씩 나눠줬기 때문입니다. 가상현실 체험 전용으로 시중에 나온 이 마스크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쓸 때 얼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됐습니다. 양쪽 귀에 거는 방식으로 이마에서 코까지 덮는 형태를 갖추고 있죠.

-현장에는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유명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죠.

-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게임의 산업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선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게임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이자 아이디어로 청년층의 창업과 일자리를 활발하게 만들 분야"라고 밝혔습니다. '바둑 황제'로 잘 알려진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최근 게임산업은 콘텐츠산업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날 게임이야기 콘서트에 참석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산업을 포함해 창의성이 요구되는 산업은 규제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업계 자율규제가 수반돼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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