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가운데 재계 인사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공식석상과 달리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한 CEO가 있는가 하면 대선 투표소 주변에 고급 승용차가 즐비하는 등 다양한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초등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와 '더 맨션'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는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남동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다수 기업 총수의 자택이 밀집해 있어 '재계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실제 한남동 투표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부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모녀 등 많은 재계 인사들이 등장해 투표권을 행사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오전 8시 40분쯤 부인 정지선 씨와 함께 제3투표소를 찾았다.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말끔한 정장을 입었지만, 투표소에는 흰색 카라티와 회색 톤 면바지의 수수한 차림으로 등장했다. 부인 정지선 씨도 베이지색 티셔츠와 청바지로 캐주얼한 복장을 해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투표가 시작된 초반 다소 조용한 분위기였던 제4투표소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재계 인사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다. 박 회장은 부인 위진영 씨와 업무용 차량인 검은색 'EQ900'을 타고 투표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투표소에 들어가 1분가량을 머문 뒤 빠르게 빠져나갔다.
이어 구자학 아워홈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업무용 차량인 '벤츠 S클래스'를 타고 등장한 구 회장은 수행비서의 안내에 따라 투표소로 들어갔다. 임시공휴일인 만큼 아워홈 임직원은 근무를 하지 않지만, 구 회장은 투표를 마친 뒤 서울 강남에 있는 아워홈 본사로 이동해 업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표 여성 CEO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그의 장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도 나란히 투표에 참여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오전 11시 35분쯤 'BMW750Li' 차량을 타고 등장했다. 그동안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만큼 취재진의 시선을 의식한 듯 투표를 마친 뒤 곧장 차량으로 향했다.
이명희 회장은 오후 2시 55분쯤 '벤츠S600'를 타고 수행비서와 함께 해당 대선 투표소를 찾았다. 다소 사람이 몰린 시간이어서 수 분을 기다려 투표를 마치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오후 5시 20분쯤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현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투표소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볼일을 보기 위해 근처에 들린 것인지 투표소가 아닌 맞은편 건물에 들어가 5분 정도를 머문 뒤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