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현대자동차의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3일 차명을 '코나(KONA)'로 확정하고 차량의 첫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 데 이어 28일엔 추가 이미지를 선보이며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코나는 현대차가 처음 내놓은 소형 SUV로 싼타페(Santafe)를 시작으로 투싼(Tucson), 베라크루즈(Veracruz) 등 세계적인 휴양지의 지명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SUV 모델 작명법을 따랐다. 하와이 빅 아일랜드 북서에 있는 휴양지 이름으로 세계 3대 커피로 인정받는 '하와이안 코나 커피'의 산지로 하와이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다.
현대차는 커피와 해양 레포츠로 유명한 코나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부드럽고 트렌디 느낌과 함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에 주목했다. 세련되고 혁신적인 스타일과 최고의 실용성을 모두 갖춘 현대차 최초의 소형 SUV 차량 콘셉트를 잘 반영한다고 판단했다.
현대차는 코나를 통해 국내 SUV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나아가 세계 SUV 시장까지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국내외 시장에서 소형 SUV는 엔트리 차급임에도 동급 세단 대비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과 실용성, 기존 SUV 모델들이 부각하기 어려웠던 세련된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강조해 왔다.
현대차는 코나를 혁신적인 디자인에 실용성은 물론 동급 최고 수준의 동력성능과 안전성까지 모두 갖춘 완성형 SUV로 개발해 기존의 소형 SUV와 차원이 다른 상품성을 제공해 국내외 SUV 시장의 '제2막'을 여는 제품으로 론칭할 계획이다.
사실, 현대차는 소형 SUV 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기존 준중형 투싼, 스포티지, 중형 싼타페, 대형 맥스크루즈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이 비교적 탄탄했고, 소형 SUV 시장 규모도 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출시된 쌍용차 티볼리의 성공과 함께 판도는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2013년 1만2000대 수준에 불과했던 소형 SUV 시장이 지난해엔 10만7000대 규모로 불과 3년 만에 1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여성 운전자의 소형 SUV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가성비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 역시 커지고 있어 2022년에는 12만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급변하는 운전자의 니즈와 함께 내수침체, 엔진결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는 코나의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아직 전면부 디자인만 공개됐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다. 코나의 전면부 디자인을 보면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분리형 램프 조형은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완성했다. 전면부 램프(등화장치)의 조형(造形)이 상·하단으로 분리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나는 국내외 SUV 시장에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개발해 동급 최고의 상품성을 갖췄다. 지난달에 차명과 티저 이미지 일부를 공개하면서 고객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코나 출시로 SUV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대 흐름에 맞게 소형 SUV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 국내 업계 1위답게 마케팅 능력은 어느정도 보장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관건은 차량 성능과 디자인이다. 사실 소형 SUV는 '2030' 젊은 세대와 여성 운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외부 디지안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 성공 역시 세련된 디자인이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우선 코나의 공개된 전면부 티저 이미지만 보면 현대차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과 분리형 램프 조형으로 '관심몰이'엔 성공한 듯 보인다.
올여름 출시를 앞둔 코나가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국내 소형 SUV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티볼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