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주일' 케이뱅크, 무서운 기세…저축은행 위기?

케이뱅크가 출범 후 고객 몰이에 성공하면서 중금리대출에서 고객층이 겹치는 저축은행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서민지 기자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고객들을 무섭게 끌어모으자 은행권이 바짝 긴장한 상태다. 특히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지만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대출 상품에 주력하며 저축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출범 일주일 만에 15만 명 정도가 가입한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인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추이를 봤을 때 업계의 예상치다.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지난 6일 오전 8시 기준 10만63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일 오픈 이후 사흘 만의 기록이며, 1분간 21명이 계좌를 개설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일반 시중은행보다 편의성과 함께 '높은 예금금리, 낮은 대출금리'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예적금 상품의 경우 '코드K 정기예금'은 2.00%, '뮤직K 정기예금'은 1.68%에 책정돼 있다. 선착순으로 판매되는 '코드K 정기예금'의 경우 우대금리 적용 시 최대 2.05%까지 받을 수 있다.

이는 시중은행 수신 금리보다 0.4~0.7%포인트 정도 높은 것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대부분 이벤트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에 비해 큰 장점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 3일 오픈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배정한 기자

이에 따라 주력 상품인 중금리대출에 더 많은 집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일반신용대출의 금리는 3~4%대로 높지 않다. 하지만 등급에 최대 4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중·저신용자들의 경우 벽이 높아 이용하기 어려운 편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슬림K 중금리대출'의 금리는 4.14~8.94%로 1등급부터 7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중·저신용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저축은행이 평균 10%대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행보에 위협을 느낀 저축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케이뱅크 출범 당일 주력 상품이었던 '사이다'보다 최저 금리를 낮춘 '중금리 바빌론'을 내놨다. 금리는 5.9~17.9%로 기존 상품보다 1%포인트 정도가 낮다. 또한 향후 저금리 상품을 출시해 은행권 수준으로 맞춰가겠다는 계획이다.

웰컴저축은행 또한 지난 6일 5.99~27.49% '그날 대출'을 출시했다. 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 상품으로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대출신청부터 입금까지 20분 만에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저축은행이 대표 중금리대출 상품을 살펴보면 ▲JT친애저축은행 '원더풀 와우론' 12.0~19.9% ▲OK저축은행 '중금리OK론' 9.5~19.9% ▲SBI저축은행 '사이다' 6.90~18.9% ▲웰컴저축은행 '텐대출'은 전화 텐대출 8.9~19.9%, 자동 텐대출 14.9~19.9% 등으로 금리가 산정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와 제2금융권의 경쟁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모바일뱅킹을 운영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편의성에서 크게 앞선다는 느낌은 안 든다"면서 "현재 중금리대출 전략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며, 저축은행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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