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복 '직격탄' 현대기아차 신차 '코나'·'스팅어' 무거운 어깨

현대기아자동차가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무역 보복 여파로 지난달 현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53%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기아자동차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지난달 현지 판매량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양사 모두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 신차들의 선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각각 5만6026대, 1만6006대씩 모두 7만203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52.2% 줄어든 수치로 현대기아차의 월간 판매량이 10만 대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6년 2월(9만5235대) 이후 14개월 만이다.

기아자동차는 다음 달 자사 최초 프리미엄 스포츠세단 스팅어를 출시,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실적이 급감한 데는 한국제품에 대한 맹목적인 불매운동과 같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일부 경쟁사들의 경우 한국차를 팔고 자사 차량을 구매하면 최대 2690만 원가량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현대기아차를 정조준한 '사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기아차로서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23.5%에 달하는 114만 2016대를 판매했고, 기아차 역시 21.5%에 달하는 65만6대를 판매했다.

중국 시장의 부진은 전체 국외 판매량 감소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외 시장에서 34만2164대의 판매량을 기록, 전년 대비 7.8%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기아차 역시 국외공장과 국내공장 생산분 판매 모두에서 감소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12.5% 줄어든 19만60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에 이어 지난달 중국형 쏘렌토인 KX7에 이르기까지 현지 전략형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는 있지만, 현지 반한감정으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더 큰 문제는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데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에 이어 지난달 중국 전용 플래그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KX7(중국형 '신형 쏘렌토')'에 이르기까지 현지 전략형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충칭 공장 완공으로 생산라인 확대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 내 반한감정의 여파로 판매 증가를 기대하기 역부족인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대응방안은 '신차효과'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출시를 앞둔 신차로 내수와 북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중국발 리스크를 최대한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기아차는 자사 최초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오는 5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연내 미국과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플래그십 세단 '오피러스'와 'K9'에 이어 국내에서 '독자 엠블럼'을 달고 고급차 시장 공략의 선봉에 나서는 '스팅어' 출시를 계기로 후륜구동 기반의 프리미엄 차종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하반기 자사 최초 소형 SUV 코나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역시 올해 여름 신규 라인업을 추가한다.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뉴 라이즈' 등 신차효과로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6만3765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자사 최초로 글로벌 소형 SUV '코나'를 출시,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SUV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지 고객들의 반한감정도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무엇보다 현 상황을 역이용하는 경쟁사들의 '애국심 마케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꾸준히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응전략이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무역 보복이)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된 민감한 이슈인 만큼 회사에서도 현지 대응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활동과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출시를 앞둔 '스팅어'와 '코나' 등 신차 마케팅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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