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 '사면초가' 담철곤 오리온 회장, 끊이질 않는 논란 왜?

전 부하직원들과 소송전, 처형과 송사, 시민단체들의 고발 등 담철곤(오른쪽 상단) 오리온그룹 회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더팩트DB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속도가 붙은 검찰 조사, 이어지는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 또 한 번 격동의 한 주가 지나갔습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세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죠. 이와 관련해 재계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습니다. 정식 재판 전 마지막 준비기일이었던 이 부회장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이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스마트폰·자동차 업계의 큰 행사가 열려 소비자의 눈길이 쏠리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자동차 전시회인 서울 모터쇼가 개막한 것인데요. 오너가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질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짚어볼 부분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 대한 갖가지 의혹과 잡음의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최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놓고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 부하직원들과 소송전,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 송사, 시민단체들의 고발까지, 담철곤 회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담철곤 회장에 대한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죠.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등 단체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병문 기자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끊이지 않는 잡음

-우선, 담철곤 회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논란의 시발점은 오리온 전 임원들과 갈등이라고 하던데요.

-지난해 8월 오리온 전 임원 A 씨가 2011년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던 담철곤 회장 대신 옥고를 치렀는데 억울하게 해임됐다고 주장한 것인데요. A 씨는 담철곤 회장 부부로부터 오리온 주식 가격 상승분 10%를 약속받았다며 200억 원을 달라는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또 다른 임원 B 씨는 자신의 급여를 빌려 간 담철곤 회장이 아직 갚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폭로전에 가세했습니다. A 씨와 B 씨는 담철곤 회장의 비자금 조성 등에 이용당하다가 검찰 조사에서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합니다.

-시민단체 고발은 무슨 일인가요?

-담철곤 회장의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과 시민단체들의 고소·고발은 동양사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동양 기업어음(CP)에 투자했다가 회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이혜경 전 부회장에게 피해 구제를 요구하고 있는 건데요.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동양채권자비대위)는 현재현 전 회장과 이혜경 전 부회장이 5300억 원가량의 채무액을 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피해자 구제에 조치를 취하지 않자 동양채권자비대위는 현재현·이혜경 부부의 은닉재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양채권자비대위는 오리온그룹의 계열사인 아이팩의 실소유주가 담철곤 회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양채권자비대위는 아이팩이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재산으로 상속권은 창업주의 아내 이관희 씨와 이혜경 전 부회장,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에게 있는데 담철곤 회장이 회사를 횡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이팩 소유권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이혜경 전 부회장도 지난달 담철곤 회장이 아이팩을 횡령했다며 고소했습니다. 이혜경 전 부회장은 동양사태 피해자들에게 구제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는데 아이팩 소유권을 되찾아 동양사태 피해자들의 손해를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4개 단체가 담철곤 회장이 미술품 위작과 분식회계로 기업의 재산을 횡령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전 임원들과 시민단체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다만 미술품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작품을 회사에 전시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실수가 있었다"며 일정 부분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시끄러운 상황이네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곧 오리온 전 임원들의 양심선언이 있을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폭로만으로도 담철곤 회장에게 상당히 부담이 될법한데 이번 양심선언에서는 더 센(?) 게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전 오리온 임원들과 시민단체들의 폭로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 더팩트DB

◆ '삼성 재판' 카운터 펀치 주고받은 특검과 변호인단

-지난달 31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습니다. 정식 재판 전에 치러진 마지막 준비기일이었던 만큼 특검, 변호인단 양측 모두 '할 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 총수의 재판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양측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 때문인지 재판정 안에서 '창과 방패'의 신경전과 기 싸움은 전 회차 공판준비기일 모두에서 치열하게 전개됐습니다. 특히, 마지막 날 절정을 이뤘죠.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날 먼저 카운터 펀치를 날린 쪽은 특검이었습니다. 공방을 벌이면서도 나름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던 특검이 이날 만큼은 격앙된 분위기였는데요. 특검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변호인 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였죠. 특검에 따르면 문제가 제기된 의견서에는 '특검이 대기업과 적대관계에 있는 언론과 함께 사건을 변질시켰다', '야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특검' 등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하고 자극적인 표현이 기재돼 있었다고 합니다. 특검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었겠죠.

아니나 다를까 특검은 이날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 같은 표현을 의견서에 제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이 의견서를 작성한 변호사는 대기업과 적대관계를 두고 있는 언론이 어디인지, 특검이 어떻게 사건을 변질시켰고, 야당으로부터 무엇을 어떻게 지원받았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이는 특별검사 개인의 의견이 아닌, 특별검사팀 전체의 의견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변호인단에서는 뭐라고 이야기하던가요.

-특검의 '날 선' 반응에 당황한 기색이었는데요. 앞으로 진행되는 공판 과정에서 특검이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소명하겠다는 짧은 답변으로 상황을 넘겼죠.

-변호인단이 날린 카운터 펀치는 뭔가요?

-사실 '카운터 펀치'까지는 아닐 수도 있는데요. 이날 특검이 이 부회장을 비롯해 공범으로 기소된 삼성수뇌부 5명의 변호인이 동일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피고 개개인의 견해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특검 측 주장이었죠. 특검의 의견제시가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변호인단이 발끈했는데요. 변호인 측은 "공범이기 때문에 변호인이 동일한 것이 문제가 되느냐"라면서 "변론권을 침해하는 비상식적인 태도"라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변호인단이 너무 불같이 역정을 내서였을까요. 특검은 "변호사 선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견해가 너무 불명확한 만큼 추가적인 입장 성명을 구하는 취지였다"며 감정 추스르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는 사건인 만큼 혐의를 밝히려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공방이 치열한 것 같네요. 오는 7일 정식 재판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앞으로 전개될 재판 향방에 세간의 눈과 귀가 집중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열고,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성락 기자

◆ 베일 벗은 '갤럭시S8'…"위기의 삼성전자 구할까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이 최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베일에 싸여 있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는 주력 제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자정(한국시각)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을 열고 '갤럭시S8'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갤럭시S8'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국내외 주요 언론들은 '역대 최강폰이다', '삼성전자가 혁신을 이뤄냈다' 등의 호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나요?

-우선 디자인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갤럭시S8'은 18.5대 9 화면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베젤이 최소화된 상하좌우 곡면 엣지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과거 '갤럭시S6'에서 보여준 세계 최초 곡선형 엣지 디자인의 발전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대표적인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홈버튼을 없앤 깔끔한 모양의 '갤럭시S8'이 '디자인 강자' 애플을 오히려 추격자로 만들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빅스비'도 많이 거론되고 있던데요.

-맞습니다. '빅스비'는 '갤럭시S8'의 비밀병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능형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빅스비'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빅스비'는 음성·터치·텍스트·이미지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거쳐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한층 직관적이고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빅스비'는 스스로 습득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점점 더 똑똑해진다는 게 특징입니다. 홍채인식, 지문인식과 함께 안면인식 기능이 새롭게 적용된 것도 '갤럭시S8'의 주요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의 반응이겠죠?

-소비자의 반응 또한 폭발적인 수준이라고 합니다. '갤럭시S8' 공개 직후 이동통신 3사 대리점에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건데요. 서울 을지로의 한 대리점 직원은 "'갤럭시노트7' 때보다 더 많은 예약 구매자가 몰릴 것"이라며 '흥행'을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한 것 같네요.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서초사옥 지하 매장 딜라이트관과 광화문 KT 본사 KT 스퀘어에서 '갤럭시S8' 체험 행사를 열었습니다. 1일부터는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서비스센터, 이동통신 3사 대리점 등 전국 4000여 곳에서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예약판매는 7일부터 17일까지 실시됩니다. 삼성전자는 9만9000원짜리 블루투스 스피커와 덱스(스마트폰 화면을 TV 등 대형 모니터에 연결해주는 장치) 등 총 40만 원 상당의 사은품을 내걸고 고객을 맞을 채비를 마쳤는데요. 일각에서는 '갤럭시S8'의 판매량이 '갤럭시S7'의 전년 판매량(4800만대)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17 서울모터쇼가 지난달 31일 개막한 가운데 쌍용차동차의 신차 G4 렉스턴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 '후끈' 달아오른 G4 렉스턴, '출시 가격'이 관건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국내 최대 자동차 전시회 '2017 서울모터쇼'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기다'를 주제로 막을 올렸습니다. 이번 모터쇼엔 국내 완성차 9개사, 수입차 브랜드 18개가 참가한 가운데 총 42종의 신차가 공개됐는데요. 어떤 브랜드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나요?

-서울모터쇼 개막 전날 미디어프레스 행사에 국내 대부분 언론사가 참석했는데요.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신차는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과 기아자동차의 스팅어였습니다. 신차 소개에도 수많은 취재진 몰리는 등 행사장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개막 당일엔 어땠나요. G4 렉스턴과 스팅어에 대한 기대는 이어졌나요?

-모터쇼 개막 당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현장에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론 스포츠 세단인 스팅어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쌍용자동차 전시장은 G4 렉스턴을 보기 위해 몰린 관람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직접 타보고 만져보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쌍용차 관계자들 역시 인파에 둘러싸여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죠. 반면, 기아자동차엔 적지 않은 인원이 몰렸지만, 정작 스팅어에 대한 관심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G4 렉스턴의 흥행이 출시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우선 출발은 정말 좋습니다. 티볼리가 소형 SUV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면 G4 렉스턴은 정통 SUV의 가치를 지닌 대형 프리미엄 SUV의 부활을 알리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공개되자마자 많은 이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고, 평가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시 이후에도 흥행 가속도를 이어가기 위해선 아직 '미정'인 가격이란 '벽'을 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개막 당일 행사장에서 만난 쌍용차 관계자는 "보시다시피 반응은 나쁘지 않다.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라면서 "하지만 개막 첫날이고, 아직 가격이 공개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은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면 소용없겠죠?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모터쇼에서 G4 렉스턴 가격에 대해 말은 아꼈지만 “프리미엄 모델이라고 해서 꼭 고가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선 3300만~4300만 원대의 '착한 가격'을 예상하네요.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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