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日 열도 뒤흔든 '담배계 아이폰' 아이코스, 도대체 뭐니?

미래형 담배 또는 담배계 아이폰이라 불리는 아이코스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흡연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담뱃세 인상, 금연구역 확대 그리고 흡연 부작용이 담긴 경고 그림 삽입까지 정부의 대대적인 금연 정책으로 애연가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명 '미래형 담배', '담배계 아이폰'이라 불리는 '아이코스(iQOS)'의 국내 진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계 다국적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0년간 개발비에만 약 2000억 원을 쏟아부은 신개념 담배인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기존 연초와 전자담배의 장점만을 모아놨다'라고 평가받는 아이코스는 태워서 피우는 기존 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연초를 전용 기기(디바이스) 넣어 쪄서 수증기를 피우는 방식이다. 기존 담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90% 이상 낮춰진 것으로 알려졌고, 타르가 없기 때문에 냄새 걱정도 덜하다.

아이코스는 기존 담배와 같이 연초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고, 비슷한 맛을 구현했다. 더불어 전자담배와 같이 타르 등 유해물질은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흡연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일본을 시작으로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 등 세계 20여 개국에 출시됐다. 새로운 방식의 흡연 방법과 심플한 기기 디자인으로 '미래형 담배', '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필립모리스는 공급을 출시 초기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알려졌다. 한국에서 마니아층까지 형성되며 '일본 직구(해외 직접 구매)'와 해외 사이트 인터넷 주문까지 더해지면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아이코스 매장에선 대기 번호를 받아야하고, 아이코스 전용 담배를 구하려면 최소 3~4곳을 돌아다녀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코스는 궐련형이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비슷한 맛을 내고 타르 등 유해물질은 크게 줄였다는 장점이 있다. /이성로 기자

일본을 넘어 한국 흡연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아이코스. 애연가인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지인을 통해 구입했고, 현지 가격은 9980엔(약 10만 원)이고, 말보로 연초는 1갑에 460엔(약 46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일본에서도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직구'나 인터넷 사이트에선 다소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먼저 아이코스 전용 연초의 길이는 일반 담배의 절반 정도다. 충전 기기는 일반 담배 크기보다 조금 작고, 무게는 스마트폰 정도다. 연초를 히트스틱에 끼워 전원 버튼을 누른다. 연두색 불이 들어오면 흡연을 할 수 있다. 약 14회 또는 5분 정도 흡연할 수 있다. 히트스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흡연을 마치고 약 3분의 충전을 마쳐야 재흡연이 가능하다.

찌는 형식의 흡연 방식 때문인지, 쑥 향이 조금 났는데 기본적으로 일반 담배 맛과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더불어 특유의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아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 플라스틱 소재를 흡입하는 전자담배와 달리 궐련형이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고, 기기를 사용해 흡연하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까지 더해졌다.

다만, 개인적으로 일반담배나 전자담배와 비교해 입에서 나오는 연기량이 적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흡연 시 기존 담배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고, 특유의 찌는 향 역시 나쁘지 않았다. 기기를 사용하는 재미 역시 더했다. 더불어 타르 등 유해성분이 없다는 점도 큰 점수를 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가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출시는 검토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성로 기자

아이코스가 국내 출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국내 업계 역시 전자담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먼저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국내 출시에 관련해 "가장 먼저 출시된 일본에선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 출시는 현재 검토 단계이다. 아직 출시 일정이라든지, 확정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한국필립모리스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아이코스의 한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인 KT&G는 지난해부터 전자담배 시장 진출을 위해 전담부서를 확대·개편했다. KT&G 관계자는 "진출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BAT코리아는 아이코스에 맞설 글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BAT코리아 제공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는 좀 더 구체적이다. 아이코스의 대항마로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GLO)'의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AT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고려중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재 일본 센다이시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아이코스와 같이 연초를 기계에 넣어 '찌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글로는 한 개비를 피고 매번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1회 충전으로 1갑(20개비)을 필 수 있다. 충전기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불어 특정 부위만 찌는 아이코스와 달리 연초 전체를 찌는 방식이어서 흡연 만족감도 높다는 것이 BAT 측의 설명이다.

BAT 관계자는 "아이코스는 일본 담배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한국 시장과 달리 일본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없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유해성이 많이 감소된 가열 담배는 분명 주목해야 할 시장이다. 흡연자들에겐 훌륭한 대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선 외국계 궐련형 전자담배 수입 관련 규정이 아직 없어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초 ‘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배소비세와 건강증진부담금에 대한 과세 기준을 만들었다. 국회 상임위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담배소비세는 g당 88원, 건강증진부담금은 g당 73원으로 각각 결정했는데 국세인 개별소비세에서는 여야 간의 입장 차이로 진통을 겪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5월 대선이 전까지는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당 업체들은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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