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황창규 2기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독립성 확보’, ‘5세대(G) 통신 상용화’ 등의 과제를 남긴 황창규 회장이 “글로벌 1등,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T는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3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황창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황창규 회장은 오는 2020년 정기 주총까지 3년 동안 KT를 다시 이끌게 됐다.
◆ 황창규 2기 공식 출범…과제는 독립적 지배구조 구축
앞서 황창규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연임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KT CEO추천위원회는 2015년부터 2년 연속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황창규 회장의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해 그를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치적 외압으로의 독립’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와 그에 따른 이권 개입 악순환을 반복하며 ‘주인 없는 회사’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KT가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외풍에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5월 9일 열리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이후 새 정부가 KT와 황창규 회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 CEO추천위원회는 황창규 회장에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했다. 황창규 회장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투명하고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연구하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5세대 통신 상용화 성공적으로 이끌까
사업적 과제로는 5대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황창규 회장은 재선임이 확정된 후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5대 플랫폼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창규 회장이 제시한 5대 플랫폼이란,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 등으로, 모두 KT가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다.
황창규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완전히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KT가 보유한 지능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5대 플랫폼 사업을 집중적으로 성장시켜 괄목할 성과를 만들겠다”며 “3년 후인 2020년에는 KT를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이 20~30%에 달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KT는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소방시설업, 전기설계업, 경영컨설팅업, 보관 및 창고업 등 4개의 신규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소방시설업은 신규 빌딩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전기설계업은 KT의 5대 플랫폼 중 하나인 스마트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사업 목적에 명시됐다. 경영컨설팅업은 ICT 솔루션뿐 아니라 전략과 마케팅 등 컨설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근거로 활용되며, 보관 및 창고업은 수익형 물류창고 등 신규 사업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KT는 설명했다.
황창규 회장은 차세대 네트워크 서비스 5G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통신파트너인 KT는 2018년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2019년 5G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기조연설자로 나서 “5G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향상시키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가져올 것이다. 2019년에 KT가 세계 최초로 5G 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은 5G가 생활을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