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LG그룹이 27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락희화학공업사로 시작한 LG그룹은 도전과 혁신을 거듭한 결과,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LG그룹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해봤다. 그리고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 이행 측면도 살펴보고자 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인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직도 팽배하다.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기업들은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출연금 대가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기업인의 뒷거래를 의심하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는 여전하다.
LG 역시 이번 게이트와 관련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일부 기업들과 상황이 아주 다르다. 오히려 박수를 받기도 했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기업인들 가운데 가장 당당하고 소신 있는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구본무 회장은 청문회 자리에서 정경 유착의 상징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해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전경련 탈퇴를 약속했다. LG는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지난해 12월 27일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국민들은 구본무 회장의 단호한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정정당당한 실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구본무 회장의 '정도 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청문회 이후 LG가 독립운동 자금을 대주었던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기업이라는 점이 다시금 회자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LG가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의인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LG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을 담아 지난 2015년 'LG의인상'을 신설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요즘, 구본무 회장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이 'LG의인상'이다. 구본무 회장은 일반 시민들의 의로운 행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이러한 의인들이 많아져야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LG의인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LG는 2015년 3명, 지난해 25명, 올해 11명의 의인을 선정하는 등 현재까지 총 39명의 의인들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소방관, 경찰, 군인을 비롯해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시민 의인'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경북 군위군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길 속에 갇힌 할머니를 구조해낸 스리랑카 출신 니말 씨가 외국인 최초로 'LG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LG는 니말 씨에게 'LG의인상'과 치료를 포함한 상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LG의인상'이 때때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LG가 'LG의인상' 소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는 'LG의인상' 선정 과정과 수여 방식을 조용하게 진행하고 있다. 별도 행사나 기념촬영 없이 보도자료 형식으로 의인상 수상 소식을 전하는 게 전부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이 'LG의 선행을 대신 알리겠다'며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LG의인상' 외에도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의인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2015년 LG는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2명의 군 장병에게 각각 5억 원의 치료·재활비 형식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2014년에는 진도 팽목항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가족에게 1억 원씩 총 5억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