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굵직한 M&A(인수·합병)를 성공시키며 '투자 귀재'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현대자산운용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박현주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업계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사 20곳이 현대자산운용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아프로서비스그룹, 키움증권, 외국계 사모펀드 등이 현대자산운용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달 초 현대자산운용 지분 전량에 대해 공개 매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KB증권은 22일까지 현대자산운용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현대자산운용은 현대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로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이들 회사는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현대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7조6300억 원 규모로 대체투자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매각 흥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수전 참여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그동안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단골로 등장했고, 수차례 성공을 이끈 바 있다.
미래에셋이 그룹 내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구 KDB자산운용)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대자산운용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현주 회장이 대체투자(AI)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사 몸집을 불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박현주 회장은 평소 "은행의 시대가 저물고 투자업계의 시대가 열렸다"며 "투자 없는 성장은 존재할 수 없다"며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의 사모펀드와 부동산 펀드를 선보였고, 2009년에는 국내 첫 해외 투자 인프라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박현주 회장이 이번 인수 또한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그룹 내 자산운용사를 어떻게 운영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2015년 말 대우증권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을 패키지로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합병 대신 업무 영역이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 그룹 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독자 운영을 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자산운용이 미래에셋에 인수될 경우 그룹 내 어떤 위치에 설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