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벗을까?" 대한항공 기내 성희롱 발언자의 최후는?

대한항공은 16일 앞으로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기내 성폭력 사건을 비롯해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 및 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강경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대한항공이 기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회사 차원의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 미국 애틀랜타발 인천행 KE036편에서 승무원을 상대로 한 기내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여객기에 탑승한 외국 국적의 한 남성 A씨(51세)가 여성 객실 승무원에게 성적 모독을 주는 발언을 잇달아 해 인천국제공항 도착 즉시 공항경찰대에 인계된 것.

A 씨는 당시 담당 객실 승무원이 해당 승객의 셔츠가 젖어 물수건 필요 여부를 묻자 "셔츠 벗을까?"라며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시작했고, 디저트 서비스를 제공할 때에도 아이스크림이 너무 딱딱한지 묻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심한 발언을 지속했다.

뿐만 아니라 "옆에 앉아 나와 와인을 마시자" "잘 때 네가 옆에서 마사지를 해주면 잠이 잘 올 것 같다" 등 도를 넘는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이에 승무원이 발언 자제를 요청하며 정식으로 경고하자 A 씨는 "너를 회사에서 잘라버리겠다"라며 되려 승무원을 협박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기내 성폭력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오늘(16일) 해당 승객의 연결편인 인천발 방콕행 항공편 탑승을 거절했다. 또한, 앞으로 미국에서 해당 승객에 대한 형사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향후 대한항공 항공편 탑승도 거부할 계획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보잉 787-9 항공기 도입 기념식에서 긴급 상황에서 회사 측 대응을 전적으로 승무원의 판단에 맡기는 쪽으로 회사 내부 지침을 바꿨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해서도 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기내 성폭력 행위에 강경한 반응을 보인 데는 지난 1월 단행된 '201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 사령탑에 오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의중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조 사장은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보잉 787-9 항공기 도입 기념식에서 이례적으로 취재진과 '기내 간담회' 시간을 갖고, 기내 불법 행위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조 사장은 "승무원들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위급상황 발생 시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강경한 대응에 나섰을 때 되려 이 같은 응급조치가 징계의 원인이 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라며 "안전 운항에 방해가 되는 행위를 한 승객에 대해 포승줄이나 테이저건 사용 지침을 개선해 '사용해도 되나'라는 승무원과 기장의 우려를 없애고 '선조치 후지원' 기조를 유지해 법적 문제가 생기더라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발생한 승객 기내 난동 사건을 계기로 회사 내부에서도 성폭력을 비롯한 기내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조 사장 역시 사내 승무원들의 애로 사항에 공감했다"라며 "이미 기내 난동 발생 시 조기 진압 위한 테이저건 사용 조건·절차 및 장비 개선, 전 승무원 대상 항공보안훈련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했고, 앞으로도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 및 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단호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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