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권오철 기자] 포스코는 오늘(10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4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을 최종 확정한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2014년 최초 선임부터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어 일부 주주들의 연임 반대 의견이 예상되나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 1월 25일 권오준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주총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포스코 사외이사 6인은 권오준 회장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평가되면서 일각에서는 권오준 회장의 '셀프 연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는 주총 현장에서 권오준 회장 재선임 안건이 일사천리로 통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포스코 주총은 의장인 권오준 회장이 의안을 소개하고 몇몇 주주들이 원안에 재청하면 그대로 통과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곳곳에서 경영진을 향한 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원안에 반대하는 소수의 의견은 진행자의 '3분 발언 제한'과 일부 주주들의 '큰소리'에 묻힌 바 있다.
이번 주총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띌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과 포스코 주총이 맞물린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권오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일부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연임을 가로막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이번 주총에서 권오준 회장 연임건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건을 다룬다. 사내이사 후보는 권오준 회장, 오인환 철강부문장, 최정우 부사장, 장인화 부사장, 유성 부사장이다. 사외이사 후보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장승화 서울대 법학부 교수,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부 부교수다.
포스코 주총을 앞두고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이 내놓은 의견이 주목을 받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6일 김신배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김신배 후보가 지난 2004년~2008년 기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할 당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최대주주들의 사적편익을 지원함으로써 주주권익을 참해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구소는 권오준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다. 포스코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30억 원, 19억 원을 출연한 바 있는데, 연구소는 각 재단에 출연증서를 날인한 장본인으로 권오준 회장을 지목했다. 연구소는 "설사 강요에 의한 기부라 하더라도 회사의 재산을 정당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고 정경유착으로 회사의 평판을 훼손한 책임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지난 2014년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 수자에 오를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선임을 지시한 사실이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알려진 점에 주목하며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가 최순실씨의 의견을 전달 받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식에 의한 것인지는 향후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확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문기관의 시각과 달리 포스코의 최대주주(지분율 10.88%)인 국민연금은 권오준 회장의 연임에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지난 8일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중립' 의결권은 다른 주주의 찬성, 반대 투표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를 이사로 선임할 때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위 측은 권오준 회장이 연루된 '포레카 강탈' 의혹과 관련해 "법원판결이나 검찰 기소 등 국가기관의 판단처럼 객관적 사실에 해당 되지는 않지만 사회적 논란 확산으로 기업 가치 등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어 중립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권오준 회장의 재선임 여부는 국민연금을 제외한 주주들이 뜻에 맡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