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방청권 '선착순' 배정…미전실 해체, 누가 현장 지키나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9일 오후 2시 제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된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오는 9일로 다가온 가운데 법원이 해당 재판에 대한 방청 안내문을 고지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6일) 법원 홈페이지 소식란에 '박영수 특별검사의 기소 사건 중 피고인 이재용 등에 대한 기소사건(뇌물공여 등) 방청 안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게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오는 9일 오후 2시 제417호 대법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안내문에 따르면 법원 측은 이날 재판이 시작 40분 전부터 법원 청사 서관에서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한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앞두고 법원이 방청권을 사전 응모한 것과는 달리 이번 이 부회장의 재판은 당일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분한다는 게 법원 측의 설명이지만,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 총수의 사상 첫 공판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방청권을 받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과열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판이 다가오면서 삼성의 머릿속도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삼성은 이미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 변호사와 판사 출신 문강배 변호사 등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10명을 포함해 판사 출신인 김종훈 변호사, 고검장 출신인 조근호 변호사, 특검 수사 단계에서 선임계를 냈던 오광수 변호사 등 모두 13명의 변호인단을 꾸렸다.

서울중앙지법은 법원 홈페이지 소식란에 박영수 특별검사의 기소 사건 중 피고인 이재용 등에 대한 기소사건(뇌물공여 등) 방청 안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6일 게재했다. /서울중앙지법 홈페이지

재판 과정에서 '뇌물죄'를 주장하는 검찰과 혐의를 부정하는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리 다툼은 예고된 사안이지만, 재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과 재판 관련 언론 보도 등에 대한 회사 측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커뮤니케이션팀의 역할을 누가 맡을지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미전실 소속이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재판이 시작되면 어떤 식으로든 언론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부적으로도 과연 누가, 어떻게 기존 미전실의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재판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삼성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미전실 출신들이 외부 대응에 나설 경우 자칫 '미전실이 무늬만 해체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재판을 전담하는 인력배치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전실 임직원 250여 명은 전날 태평로 삼성전자 사옥과 삼성물산 판교사옥, 삼성생명 서초사옥 등 임시로 발령이 내려진 각 계열사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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