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재' 삼성 금융 CEO 3명 연임 성공…생명 김창수 '불안'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문책경고를 받으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미뤄진 가운데 삼성 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자살보험금 이슈로 연임이 불발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금융 계열사 CEO들이 줄줄이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3일 삼성생명이 이사회를 열고 김창수 사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데 이어 이어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도 각각 24일 안민수 사장과 원기찬 사장의 재선임을 결정했다.

이들은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정식 연임된다. 사실상 삼성 금융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자리를 지키게 된 것이다. 다만 김 사장의 경우 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으면서 연임이 불투명하다.

최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에 이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왼쪽)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 삼성 금융 계열사 CEO들이 줄줄이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화재·카드 제공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자살보험금과 관련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에 대한 제재안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에 3개월의 영업 정지 처분과 김 사장에 대한 문책경고를 내렸다.

금융사 임원에게 내려질 수 있는 제재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업무집행 정지, 해임권고 등으로 문책경고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3년간 금융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어 김 사장의 연임 또한 불가능해진다.

다만 제재심에서 결정된 사항은 금융위원회의 부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되기 때문에 변수는 남아 있다. 만일 금융위가 수위를 낮춘다면 김 사장은 무난히 연임을 확정 지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의 의결이 끝나는 시기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한다. 3월 24일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된 뒤 금융위가 금감원의 제재안을 의결한다면 김 사장은 CEO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주총 전 금융위의 최종 의결이 날 경우 김 사장의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삼성생명 주총 전 결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김 사장의 연임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마지막 수단으로는 '행정소송'이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 당국의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또는 효력정지를 신청하고,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김 사장의 연임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는 당국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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