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컨트롤타워 재정비…황각규·소진세 투톱 체제

롯데그룹이 오는 21일부터 계열사 별로 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한다.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왼쪽)과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은 각각 그룹의 경영과 사회가치실현을 책임지는 일을 맡을 예정이다.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롯데그룹이 ‘뉴 롯데’에 시동을 건다. 경영 비리에 따른 검찰 수사 등으로 늦어졌던 인사 및 조직개편안을 21일부터 계열사 별로 발표한다. 이른바 ‘투톱’으로 불리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은 각각 그룹의 경영과 사회가치실현을 책임지는 일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 실장으로 선임돼 2인자 역할을 꿰찬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1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화학 및 식품 계열사 이사회,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사회 직후 계열사별로 조직개편안 및 임원 인사가 발표된다. 늦어도 24일에는 지연됐던 정기 임원 인사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업계는 그간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인사에서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간 12월 말 정기인사를 단행해왔지만, 지난해 경영 비리에 따른 검찰 조사,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등으로 인사를 계속 미뤄왔다

또한, 이번 조직개편은 롯데 그룹 내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검찰 수사 이후 그룹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바꾸고 조직을 축소 개편한기로 했다. 이에 따라 93개의 계열사는 유통·화학건설·호텔·식품 등 4개의 사업부문(BU, Business Unit) 체제로 바뀐다. 특히, 정책본부는 기존 7개실에서 4개실로 축소돼, 인원은 약 40% 가량 감축된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경영혁신실장과 각 부문장에 누가 오를지 업계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우선 황 사장은 경영혁신실장으로 선임돼 故 이인원 전 부회장을 대신해 명실상부한 롯데그룹의 2인자로 자리 잡는다. 황 사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후, 신 회장이 1990년 상무로 부임했을 때부터 그를 보좌했다.

신 회장은 인수합병(M&A)을 이끌기 위한 적임자로 황 사장을 발탁했는데 실제 황 사장은 지난해 삼성 화학부문 인수 건을 비롯해 롯데하이마트 등 신사업 발굴로 롯데그룹이 재계 5위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 사장은 사회가치실현 부문을 담당할 예정이다. 투명성·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또는 준법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유통 계열사 대표들의 이동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BU장은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맡고, 강희태 롯데백화점 차이나사업부문 부문장(부사장)이 신임 백화점 대표로 승진한다. 2015년 인사에서 최연소 전문경영인(CEO)가 된 김종인 롯데마트는 대표는 연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롯데가 계열사 인사에 맞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본격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회사들을 인적분할한 후 투자회사 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앞서 지난달 19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은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합병·분할합병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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