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정부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삼성전자 조사 결과와 같은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판단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를 마무리 짓고 차기작 '갤럭시S8' 출시 작업에 본격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6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 발표를 통해 "사고 제품의 배터리에 대한 비파괴 검사와 분해를 통해 확인이 가능한 상당수의 배터리에서 양극탭과 마주하는 음극기재 부분이 소손된 현상을 관찰했다"며 "배터리 양극탭의 높은 돌기, 절연테이프 부착 불량 등 배터리 제조공정 불량이 발화를 일으킨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표원은 또 "스마트폰의 전력 제어회로, 배터리 보호회로, 외부압력, 스마트폰 내부 배터리 장착공간 부족 등 여러 발화 예상요인을 조사했으나, 특이사항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내용과 동일하다. 당시 삼성전자는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진행한 대규모 충·방전 시험에서 소손 현상을 재현했다며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 자체 결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발화 원인 분석에 참여한 미국 안전인증기업 UL, 익스포넌트, 독일 TUV라인란드 등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수 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제조·물류·보관 등 전 공정에서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했다"며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분석됐다.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 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국표원의 조사 결과가 삼성전자의 자체 조사 결과와 동일함에 따라 '갤럭시노트7' 사태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 상반기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국표원은 이날 "국내 '갤럭시노트7' 회수율은 97%"라며 아직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교환·환불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갤럭시S8'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8가지 배터리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한 '안전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은 다음 달 29일 공개된 후 4월 21일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고사양의 최신 부품을 대거 탑재해 '갤럭시노트7' 사태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갤럭시S8' 예상 사양은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 ▲3750mAh 배터리 ▲홍채 인식 ▲전·후면 듀얼 카메라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 지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신과 루머로만 '갤럭시S8'이 어떤 제품일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갤럭시S8'은 기능과 디자인, 안전성 등에서 기존 삼성전자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의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표원은 이날 '스마트폰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내놓고 "최근 신기술이 적용돼 시장에서 안전성 평가가 진행 중인 일부 배터리에 대해 앞으로 5년간 한시적으로 안전확인에서 안전인증으로 관리 수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휴대전화 배터리를 인증 대상 품목에 추가하도록 전기생활용품안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