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연임 구부능선’을 넘은 황창규 KT 회장이 또 한 번 눈에 띄는 실적을 내놨다. KT는 지난 2015년 1조2929억 원에 이어 지난해 1조4000억 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했다.
KT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 1조4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4% 증가한 수준으로, 2011년 이후 최대 연간 영업이익이다. KT는 “그동안 지속 추진한 비용 혁신을 통해 확보한 비용으로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개선하고, 높아진 고객 만족이 실적 향상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KT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22조7437억 원으로 집계됐다. 무선, 인터넷, IPTV 등 주력 사업에서 우량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순이익은 79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4% 늘어났다.
KT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데는 ‘기가인터넷’의 성장 덕이 컸다. KT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기가인터넷’ 성장에 힘입어 인터넷사업의 매출이 2015년 2분기 이후 1년 6개월(6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년 대비 11.4% 늘어났다”며 “‘기가인터넷’은 현재 250만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2014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가인터넷’을 전국에 상용화한 후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황 회장은 올해 ‘기가인터넷’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기존보다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IPTV 분야에서도 전체 가입자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23.9% 성장했다. 이와 연계된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5.8% 증가한 1조9252억 원을 기록했다.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0.6% 증가한 7조4183억 원을 올렸으며, 마케팅 비용은 시장 안정화로 인해 전년 대비 3.5% 감소한 2조7142억 원을 기록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KT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실적 개선과 성장성 확보 등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호실적은 황 회장의 연임 명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2014년 4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이듬해 영업이익 1조2929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올해 ‘탈 통신·신사업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황 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통신 시장 1등이나 IPTV 1위 기업이라는 지엽적인 목표가 아닌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사원과 만난 자리에서는 “국내 대표 통신 기업을 넘어 혁신 기술 1등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KT는 에너지와 보안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인증, 결제,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플랫폼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가 와이어’ 등 차별화된 솔루션의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글로벌 ICT 사업개발 등을 통해 신사업에서 연간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KT 관계자는 “올해는 새로운 시각으로 핵심 사업과 미래 사업에 도전해 질적 성장을 고도화하면서, 비용 혁신을 체계화하는 등 한 차원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황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재선임된다. 이후 2020년 주주총회까지 3년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황 회장을 추천한 KT CEO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에게 향후 과감한 신성장 사업 추진과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요구했다.